최근 대야초(교장 김혜영)에 국내 최대 수준의 초등학교 도서관이 세워졌다.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촌지역 학교에 이 같은 꿈의 도서관이 조성될 수 있었던 비결은 모교를 사랑하는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사랑의 힘은 바로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 이 학교 21회 졸업생인 이 회장은 이번에도 사재를 털어 모교에 총 998㎡의 규모(지상 2층, 지하 1층)의 건물을 선뜻 선사했다. 이곳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책을 빌리고 볼 수 있는 도서실과 열람실 그리고 멀티미디어실, 컴퓨터실, 로비 등이 갖춰져 있다. 또한 2층에는 교내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센터와 독서실, 농번기에 학생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돌봄실이 마련 돼 지역주민의 화합을 위한 장소로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각별한 애향과 모교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 대야초는 이 도서관을 기증자의 호와 이름을 따 ‘가천이길여도서관’으로 명명했다. 이길여 회장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있지만 이를 본 어린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기위해서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인 이길여 회장의 업적을 보면서 (아이들이)꿈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길여 회장이 모교를 생각하는 마음은 지극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야초 탁구부가 20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성적을 내는 이유도 이 회장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많은 학교체육이 재정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해체되는 현실에서 이 회장은 해마다 탁구부 운영비를 지원하며 어린 선수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고 있다. 이뿐 아니다. 그 동안 두 차례 학교의 교문을 만들어줬고, 2003년에는 왕벚나무 300그루를 학교 앞 도로에 심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매년 성적이 우수한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뿐 아니라 까마득한 모교 후배들을 인천 등으로 초청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를 본 동문들과 주민들은 “이길여 회장의 고향 사랑과 후배사랑은 감동 그 자체”라며 “한국의 퀴리부인”이라고 소개했다. 한수양 대야초 총동문회장은 “이길여 선배님을 배출한 초등학교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고, 그 분의 봉사정신과 배려를 생각하면 행복하다”며 “다른 모든 동문들도 이길여 선배님의 모교사랑을 본받아 앞으로 학교가 최고의 명문이 되도록 가꾸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길여 회장은 “많은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큰 인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서관을 짓게 됐다”며 “몸은 고향을 떠나 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고향에 향해 있다. 앞으로도 고향을 위해 여러 가지 의미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야초 운동장에는 이길여 회장의 업적을 기리고 후학들에게 교육적 표상을 삼기 위해 제작된 흉상이 자리할 정도로, 대야초의 대모(代母)로 통하고 있다. 한편 14일 열린 개관식에는 김승환 전북교육감, 김한 전북은행장, 김관영 국회의원, 문동신 군산시장, 김원태 군산교육장, 나의균 군산대 총장, 강희성 호원대 총장을 비롯해 시의원들과 대야초등 동문 및 학생, 교직원, 지역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길여 회장은 전북 옥구 대야에서 태어나 대야초교, 이리여고를 거쳐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일본 니혼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8년 이길여산부인과를 시작으로 의료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 의료법인 길의료재단을 설립해 국내 굴지의 종합병원으로 성장시킨 여성 의료인이다. 현재는 가천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가천대길병원 이사장, 가천문화재단 이사장,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 이사장, 가천미추홀 청소년봉사단 총재, 경인일보 회장 등을 맡으며, 국내 대표 공익법인인 가천길재단을 이끌고 있다. 이길여 회장은 지난 200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고, 2009년에는 과학기술훈장 최고등급 훈장인 창조장을 받았다. 2012년에는 세계적인 시사저널 뉴스위크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1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