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중이 군산교육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0년 중학교들이 남녀공학 체제로 바뀐 이후 도내 최초로 다시 여중전환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 영광중은 올 초 군산교육지원청에 ‘여중전환 요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그 동안 이에 대한 타당성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학교 내 뛰어 놀 공간이 없다보니 남학생들의 신체활동에 제약을 주는 동시에 제대로 된 교육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영광중은 다른 학교와 달리 운동장이 없다. 그렇다고 학교의 위치와 구조상 주변으로 운동장을 조성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학교 측이 고심 끝에 내놓은 대안이 바로 여중전환이다. 학교 관계자는 “남학생들이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로 인해 인근 학교들에 비해 안전사고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운동장 대여로 예산 및 이동시간 과다 소비 등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계기로 학생과 학부모들이 타 도시처럼 다양한 학교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남중․ 여중 전문 교육기관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웃도시 전주와 익산의 경우에도 남중과 여중이 구분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중으로 전환 시 통학거리가 멀어지게 될 남학생들과 이들을 인근 학교에 분산할 경우 대상학교의 과밀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영광중은 18학급 628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남학생이 323명, 여학생이 305명이다. 남학생 비율이 51.4%로 약간 높다. 여중으로 전환될 경우 학교 학년별 남학생이 10명 증가하고, 여학생이 10명 감소해 성비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영광중에 재학 중인 남학생들이 원거리 학교로 배정받았을 경우 교통비 등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도 문제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군산교육지원청은 신중한 입장이다. 도내에서 중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후 다시 바뀐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군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정부의 방침에 의해 시행된 남녀공학 교육이후 이런 사례는 도내에서는 처음이고 전국에서도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며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군산교육지원청에서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여중전환을 위한 1․2차 주민설명회를 갖고 여론을 수렴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앞서 군산교육지원청은 지난 2월 25일부터 3월31일까지 영광중 재학생과 학부모, 동창회, 인근 초등학교 5개교 재학생 및 학부모, 관내 중학군 소속 교직원 및 운영위원 20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050명(51%)이 찬성, 1007명(49%)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지역민들의 요청에 따라 영광중 인근 8개 초등학교 4~6학년 남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추가로 실시하기도 했다. 군산교육지원청은 주민토론회 의견과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최종 결론을 지을 방침으로 그 결과는 오는 10일 안으로 나올 전망이다. 한편 1902년 군산 멜본딘 여학교로 문을 연 영광중은 정부방침의 남녀공학학교 전환 정책에 의해 지난 2000년 남녀공학으로 전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