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의 전통과 2만명이 넘는 졸업생들을 배출한 S고등학교 총동문회에 최근 기상천외(奇想天外)한 일이 벌어졌다. 이 총동문회에서 시기와 장소만 다른 채 각각 2명의 회장이 선출돼 묘한 긴장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 회장과 지지자들마다 큰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앞으로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3일 간격으로 S고 총동문회의 이름으로 두 건의 보도 자료가 언론사에 배포됐다. 지난 4월 모교에서 A씨가 신임 총동문회장으로 선출돼 7월중으로 취임식을 갖는다는 것과 또 하나는 지난 2일 서울의 한 회관에서 현 B회장이 연임했다는 내용이다. A회장은 400여명이, B회장은 500여명의 동문과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이 결정했다고 자료를 통해 밝혔다. 각 회장들은 “소통과 화합을 통해 더욱 발전하고 모범적인 총동문회를 만들겠다”는 소감과 함께 향후 비전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했다. 이처럼 하나의 총동문회에서 두 명의 회장이 활동하게 되면서 지역사회에도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S고 총동문회에 이런 일이 왜 벌어진 걸까. 지난 4월 17일 모교 한마음 체육대회에서 신임 총동문회장에 대한 논의와 선출이 이뤄지면서 이 같은 발단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문들은 총동문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임시총회를 갖고 A씨를 차기회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현 (총동문회)집행부는 회장이 소집한 정상적인 정기총회가 아니기 때문에 무효라는 주장이다. 한 집행부 관계자는 “회칙에 어긋나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집행부는 A회장 선출과 상관없이 지난 2일 서울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현 B회장을 다시 선출했다. 이에 대해 A회장측 관계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회장측 한 관계자는 “임시총회라 할지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부터 체육대회와 함께 정기총회가 열릴 예정이었다가 중간에 갑자기 연기 된 것”이라며 “어차피 4월 중순에 결산 및 정기총회가 진행돼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엄연히 따지면 회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두 회장측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각자의 행보를 걸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회장 선출문제로 불협화음을 겪고 있는 S고 총동문회. 자칫 법정싸움까지 이어져 갈등만 깊어질지, 아니면 화해와 소통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뤄나갈지 지역사회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