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페루길기 설계부도를 들고 있는 이정희 교장> “눅눅한 교실에서 수업받기 힘들었는데 학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발명품을 만들어 주었어요.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해요”(선유도중 1학년 김도원) “바다에 위치해 있어 습기찬 선유도에 꼭 필요한 발명품 같습니다”(선유도중 3학년 이건) 선유도초중학교(교장 이정희)가 습한 도서지역 교육환경을 개선하고자 이색 발명품을 특허출원했다. 제품명은 ‘아스페루길기(機)’. 아스페루길기는 곰팡이의 종류로 인체 세포에 기생하며, 장시간 접촉하면 감염의 위험이 큰 ‘아스페루길’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의료기기다. 단순 발명품이 아니다. 도서지역 학생, 주민들을 위해 선유도초중학교가 십시일반 노력한 산물이다. 뱃길로 1시간 30분 걸리는 선유도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관광에 따른 식당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어 해안가 습기에 취약한 상황이다. 선유도초중학교의 경우 바닷가와 200m 정도 인접해 있어 교실 내부 벽은 눅눅한 곰팡이가 가득한 실정이다. 페인트를 칠해도 속에서 습기가 차면 벗겨지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다. 이정희 교장은 “4년째 교장으로 재임하면서 습한 곰팡이 교실 속에서 수업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열악한 학습환경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될 상황이었다”고 했다. 결국 이정희 교장과 김병삼 과학교사가 두 팔을 걷어붙였다. 곰팡이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을 궁리하다가 빛과 에너지를 적절히 배합, 이용하면 곰팡이 및 세균 서식 분해하는 기능이 있다는 걸 파악한 것. 이 같은 아이디어가 바로 아스페루길기 고안의 시초다. 습기에 민감한 손과 발을 넣었을 때 빛 에너지가 피부 손상균을 제거하는 원리를 기기에 응용했다. 크기는 가로 55cm, 세로 45cm로 바깥 활동이 많은 선유도 주민이나 자영업자들도 간편히 휴대하면서 사용 가능하다. 현재 아스페루길기는 이정희 교장의 이름으로 지난 16일 특허청에 특허출원 등록을 마친 상태다. 선유도중학교 1학년 이아현 학생은 “부모님께서 횟집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가게에 이 기계를 도입하면 습기가 아닌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으실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3학년 이정현 학생은 “무좀이 심각한 아버지의 발 건강이 신경쓰였는데, 아스페루길기를 통해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선유도초중학교 이정희 교장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특허출원을 위해 물심양면 힘써 주신 학부모와 교직원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열악한 교육환경을 간과하지 않고 이를 극복해 낸 선유도초중학교의 교육 열정에 많은 사람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