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살피며 일에 대한 뚝심을 겸비한 여성 리더. 영광중학교 조경희(58) 교장이다. 구암동 출생인 조 교장은 콩나물을 파는 부모의 2남2녀 중 막내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랐다. 군여중 재학 시절에는 상위권 성적을 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산여고를 갈 여건이 못 됐다. 최 교장은 “당시 반에서 성적으로 10등 안에 들었기 때문에 군산여고에 진학 할 수 있었지만 빠듯한 형편상 부모님은 군산여상에 들어가길 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담임이 조 교장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부모를 설득, 군산여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대학진학을 포기하기 바라는 부모님 아래서 조 교감은 어디에도 마음 기댈 곳이 없었다. 유일한 안식처는 신앙이었다. “미래가 막막해 매일 울면서 기도했다”는 조 교장은 “성경에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불 가운데로 갈지라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구절에 큰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조 교장은 녹음테이프를 들으며 성악을 독학했고,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군산대학교 음악과에 수석 입학했다. 졸업 후 첫 직장은 1983년 3월 2일 월명여중이었다. 학교 측에서 음악강사가 필요해 성적이 우수한 조 교장을 찾았고, 교사가 되기 전 경험삼아 강사부터 시작하자는 주위의 조언이 뒷받침했다. 교사생활은 1985년 영광중학교에서 시작했다. 강사에서 교사가 되기까진 책임과 사명감이 투철한 조 교장을 향한 주변의 신뢰가 뒷받침됐다. 그러한 조 교장도 12년 전 슬럼프가 있었다. 12년전 유방암을 선고받고 6개월간 휴직, 항암 치료를 받았다.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 조 교장의 교육철학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조 교장은 “새 생명을 선물받았다”며 “제자들에게 1등, 성적, 성과만 강조한 내 모습이 성품, 건강, 더불어 사는 마인드, 실수를 해도 보듬을 수 있는 여유와 아량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진실하게,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자’ 조 교장의 교육신념이다. 맡은 일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는 근성, 거짓말하지 않기 위해 과묵히 자리를 지키며 학생들과 동고동락해 온 35년 철학의 바탕이다. 사춘기를 겪는 중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꾸준히 상담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손수 스터디플래너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스스로 자기관리 할 수 있는 습관과 능력을 배양하는 조 교장. 조 교장은 “학생들에게 복잡다단한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실수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주춧돌을 마련하는 게 선생(先生)의 책무”라며 “교사는 제자, 부모는 자녀 옆에서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는 방법을 제시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장에게는 또다른 과제가 있다. 여성 리더로서의 사회적 책임감과 자질이다. 조 교장은 “최근 국정농단 사태를 보며 여성 리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내가 맡은 일과 공동체에 책임지며 양성의 조화로움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 교사, 제자들의 생각을 깊게 간파하고자 매일 저녁마다 대화를 통해 남편의 조언을 받기도. 조 교장의 노력에는 제자사랑과 35년 교육철학이 바탕으로 깔려 있다. 조경희 교장은 “빨리 가기보다 함께 가는 교육공동체,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사랑의 공간, 하나를 배우더라도 유익한 학교라는 공간을 운영하기에는 책임과 사명감이 깔려 있다”며 “어려운 환경을 딛고 원하는 꿈을 이룬 것처럼 학생들도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장으로써 힘 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