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쭘 리업 쑤어(안녕하세요)”, “스롤라인(사랑합니다)” 지난 달 28일 소룡초등학교 학생들은 캄보디아 회화 수업에 푹 빠져 있었다. 바로 캄보디아 현지인 교사들과 함께하는 이색 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소한 외국어와 캄보디아의 전통의상 사롱(sarong·남성의 복식)과 삼포트(sam pot·여성의 복식)이 이곳에선 낯설지 않다. 6학년 한 학생은 “먼 나라에서 우리 학교까지 와 주신 선생님들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열심히 캄보디아어를 배웠다”며 “서툴지만 ‘끄루벙리은, 어꾼(선생님 감사합니다)’이라는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소룡초에 캄보디아 열풍을 불러 일으킨 주역은 단(38세)와 케이오(36)씨. 단씨는 캄보디아인 중학교 영어교사, 케이오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한국 땅을 밟은 이들은 오는 14일까지 3개월 동안 소룡초 학생들에게 캄보디아 문화와 전통을 알리는 수업을 진행한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 2주 동안 적응 교육을 받고 소룡초로 파견된 단씨와 케이오 씨. 3월 말 1주일 가량 참관 수업을 거친 뒤 4월 초순부터 학생들에게 캄보디아의 전통놀이와 국기, 문화재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10여년 전 한국에 온 캄보디아 출신 김다정 통역사가 함께하고 있어 낯선 한국 생활은 어렵지 않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겁다. 외국인 선생님으로부터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신기’ 그 자체다. 높은 관심과 열의도 빼놓을 수 없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의 역사에 대해 궁금해요”, “전통 의상은 어떤 것이 있나요”, “캄보디아도 쌀밥을 먹나요?” 학생들은 가깝고도 먼 캄보디아에 대해 궁금한 점을 이것저것 물었다. 또한 직접 캄보디아의 천 끄로마를 터번처럼 둘러보기도 하고, 전통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를 직접 보며 한 뼘씩 견문을 넓혀 가고 있었다. 사실 소룡초는 다문화 교육과 인연이 깊다. 전교생 824명 중 40명이 다문화가정인 소룡초는 3년 전부터 전라북도교육청 다꿈사랑방학교를 운영해 왔다. 학생들은 ‘저녁이 있는 만남’이라는 주제로 저녁밥을 같이 만들어 먹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이중언어 동아리 ‘캄차사랑(캄보디아 차이나 사랑)’도 운영하고 있다. 단, 케이오 씨는 “소룡초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는 활기차고 집중력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캄보디아와 달리 교실의 IT 인프라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서 매우 유용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럽다”고 했다. 학생들이 캄보디아 문화를 익힌 반면 단씨와 케이오씨는 한국 문화를 습득했다. 선유도 문화체험활동을 통해 고군산군도의 비경을 두 눈에 담았고, 전주 한옥마을 문화체험에서는 한복을 대여해 직접 입어보기도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일명 ‘손 하트’도 배웠다. 두 교사는 “이달 14일이면 소룡초와의 인연도 끝이 나지만 학생들과 나눈 추억들은 항상 기억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캄보디아에 대해 많이 배웠지만 우리도 한국의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문영권 소룡초 교사는 “다른 나라 교사교류를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학생들이 직접 접하고 느낄 수 있어서 좋다”며 “다른 학교에도 적극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