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꽃다운 나이 19살 여고생인 ‘박유진’ 양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거나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노는 모습이 딱 그 나이 또래 모습이다.
하지만 하교하자마자 체육관으로 달려가 연습을 시작하는 박 양은 ‘선수 박유진’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언니를 따라 우연히 시작한 격투기가 박 양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6개월 정도 격투기를 배우고 있을 때 체육관 관장님이 격투기에 소질 있다며 시합에 나가보라 권유했고, 경험삼아 나간 경기에서 우승까지 하게 됐다.
박 양은 한 번 경기에서 이겨 메달을 따고 나니 욕심이 생겨 더 큰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어졌고, 그 때부터 ‘선수 박유진’으로서 생활이 시작됐다.
박유진 선수는 현재 입식격투기 단체 맥스FC에서 2018년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선수다. 박 선수는 플라이급(-48kg) 체급이고, 링네임은 ‘블랙로즈’, 20전 15승 5패의 전적을 가졌다.
입식격투기는 각기 다른 종류의 격투 무술을 하는 선수들끼리 대결을 벌이는 이종격투기 안에 포함되며, 그라운드 안에서만 서서 주먹과 발(혹은 무릎까지)을 이용해 상대를 가격하는 운동이다. 모두 3라운드로 경기가 진행되고, 그라운드 밑에서 주심과 부심이 선수들이 점수 내는 것을 합산해 승패를 알려준다.
한 때는 이시이 가즈요시가 킥복싱·가라테·쿵푸·권법 등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알파벳 K를 따서 만든 입식격투기 대회 K-1에 최홍만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하는 등 인기를 끌었던 종목이었다.
박 선수는 맥스FC에 소속되기 전 관장님의 추천으로 군산이나 타 지역 내 격투기 대회에 나가 실력을 쌓았고, 박 선수의 경기를 관람한 맥스FC 총 감독님 눈에 띠어 중학교 3학년 때 맥스FC에 소속돼 첫 경기를 치룰 수 있었다.
박 선수의 목표는 당연히 ‘챔피언벨트’였다. 격투기 선수라면 최고의 자리에 서보는 것이 꿈이지 않을까.
하지만 고등학생 때부터는 챔피언이 목표가 아니라 선수로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챔피언이 선수로서는 마지막 목적지기 때문에 그 자리에 머물러 더 이상 발전해나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기는 싫었던 박 선수는 챔피언벨트를 따기 위해 운동하기 보다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선수가 되자는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지속했다.
이런 노력 끝에 박 선수는 지난해 말 상대방 선수와 초대 타이틀매치에서 5라운드 종료 5대0 판정승을 거두며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고, 맥스FC 최연소 챔피언 기록까지 갈아치우는 겹경사까지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박 선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9월 무에타이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참여했고, 올해 4월 무에타이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쉼 없이 노력중이다.
6년 간 운동을 계속하면서 슬럼프도 오고, 운동이 하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제2의 아버지 같은 관장님이 옆에서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보내주고, 지칠 때마다 강하게 몰아붙이기보다 쉬어가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줘 박 선수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박유진 선수는 “언제까지 입식격투기 선수를 할 수 없겠지만 나이가 들면 관장님처럼 체육관을 차려 미래 입식격투기 선수들을 키우고 싶은 것이 제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만큼 입식격투기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속상하다”며 “군산시민이 입식격투기와 지역 소속 입식격투기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후원 보내주시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