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4일, 부설초등학교에는 산타할아버지가 등장해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산타할아버지는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인사하고 학생들 한 명 한 명 모두 안아주며 선물을 전해줬다.
크리스마스이브에 깜짝 등장한 산타할아버지는 다름 아닌 홍석기 부설초 전 교장이었다. 홍 교장은 매일 아침 한 시간씩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해줬고, 크리스마스이브처럼 특별한 날에는 산타할아버지로 변장해 학생들에게 크나큰 기쁨을 선물해줬다.
홍 교장은 부설초 뿐만 아니라 처음 교장으로 부임했던 서해초등학교에서도 매일 같이 아침마다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했으며, 등교하는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면서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줬다.
그리고 홍 교장은 교사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여겼다. 서해초 부임 당시, 130여명의 교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교내에서 하는 회의 대신 방과 후 근처 카페에서 티타임을 가지면서 편한 분위기로 조금씩 소통의 장을 열어나갔다.
더 나아가 홍 교장은 교장이나 교감, 교무부장이 나서서 진행하는 딱딱한 워크숍 대신 교사들의 주도하에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는 토론형식의 특별한 워크숍도 진행했다. 워크숍에서 나왔던 교사들의 의견은 다음해 교육계획에 반영해 교사들이 학교 업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처음에 이런 홍 교장의 운영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던 교사들도 학교를 위한 홍 교장의 진정성에 마음을 열어 이러한 학교 운영방식은 부설초에 부임해서도 계속 됐다.
홍 교장은 본인이 교사로 재직할 때 교장은 교사들에게 어려운 존재로 기억남아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이 같은 선행이 지속되지 않도록 항상 소통을 강조하면서 편안한 교장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
더불어 홍 교장은 학생들의 인성 또한 중요하게 생각했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부설초 부임 당시 학생들에게 매달 손편지를 쓰게 하고, 해외빈곤아동을 돕기 위해 각 반마다 저금통을 마련해 학생들이 돈을 모아 자발적으로 남을 도울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의 손편지는 많은 사람들을 감명 깊게 했다. 2016년도에는 리우패럴림픽대회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에게 손편지를 보냈는데, 광주시청 소속 탁구 선수(동메달리스트)가 손편지에 감동받았다는 연락과 함께 학교에 직접 찾아와 간식과 장학금을 전달해 주고 간 적도 있었다.
또한 2017년 5월 부설초 학생 457명이 보낸 손편지가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 전달돼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같은 해 7월 부설초를 방문하는 일도 있었다.
이외에도 청소년 단체 복지시설 위문 공연, 경로대학 초청 위문 공연, 사랑의 연탄 나눔, 김치 나누기 등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과 해외 이웃을 돕는 데 적극 앞장서왔다.
이처럼 홍 교장은 나눔 사업에 적극 앞장선 결과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2018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 회장 표창인 ‘나눔국민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올해 정년퇴임 이후 제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는 홍 교장은 “교장은 교사들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며 “교사들이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