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4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사망한 승객 304명 중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들이여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참사였다.
2018년 12월 18일에는 강원도 강릉에 있는 펜션에서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이 가스보일러 유독가스에 질식해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강릉 펜션 유독가스 질식사고 등 학생들 대상으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사고가 발생된 이후 정부의 대응책 또한 미비해 학교와 학부모들 모두 학생들의 안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 미리 학생들에게 안전에 관한 예방교육을 실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 군산 중앙고등학교는 정성민 지도교사의 주도하에 RICE응급처치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안전에 대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정 교사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응급처치와 안전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응급처치법 일반, 전문과정)을 통해 응급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과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인식변화의 활동(안전캠페인, 안전 체험활동 등)을 펼치고자 학교에 응급처치동아리를 만들고자 건의했고, 중앙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동아리가 형성됐다.
RICE응급처치동아리명의 RICE는 구급요법으로, 안정(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높임(Elevation)을 뜻한다. 2015년 안전과 관련된 직업(의사, 간호사, 군인, 소방 등)을 희망하는 30여명의 중앙고 학생들이 모여 결성됐으며, 2016년도에는 군산청소년수련관 소속으로 중앙여자고등학생들을 추가로 모집해 함께 활동하고 있고, 올해는 중앙중학생들도 같이 활동할 예정이다.
정 교사는 응급처치전문과정 자격증을 취득해 동아리 학생들에게 응급처치법을 직접 가르쳤고, 학생들은 일반과정과 전문가과정을 수료해 나중에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직접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초반에는 주말을 이용해 4시간씩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다 이제는 창체시간을 활용해 매주 수요일마다 1시간씩 모여 분야별로 응급처치교육을 받는다. RICE응급처치동아리에서 가르치는 응급처치교육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 생존법을 알려주는 파라코드, 부상당했을 때 상처를 치료하는 삼각건 등이다.
이밖에도 중앙고에서는 일반 학생들도 체육 담당인 정 교사의 수업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1년에 4~5번 응급처치교육을 받는다.
중앙고의 RICE응급처치동아리는 군산 지역 기업체에 방문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응급처치법,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 파라코드(생명끈) 매듭법 등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한다는 특별한 점이 있다.
학생들과 동아리 활동에 관해 회의 중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는 야간에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새벽에 일하고 있는 분들에게 응급처치법을 알려드리면 한 명이라도 생명을 더 살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생각에 정 교사는 바로 금호엔비텍 등에 연락을 취해 학생들이 직접 기업체에 방문, 직원들에게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해했던 직원들도 어린 학생들의 기특한 모습을 보고 진지하게 교육을 잘 받아줬다고 한다.
이외에도 RICE응급처치동아리는 시에서 열리는 행사가 있다면 무조건 나가 시민들에게 응급처치법을 알려주는 등 매년 30~40회 정도 행사에 나가 생명 살리는 일에 열심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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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면서 정성민 교사는 “억지로 하는 봉사활동 대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동아리 소속된 학생들의 부모님들께서 ‘중앙고등학교 잘 보냈다’고 저에게 말씀하실 때마다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