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학교 마친 뒤 집에다 가방만 던져놓고 집 근처 놀이터에서 한참 놀다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에 들어간 기억은 하나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돼 놀이터는 텅텅 비어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됐다.
이에 군산시는 지난해부터 군산대와 MOU를 체결해 어린이의 놀 권리 회복과 어린이의 놀이를 지원하기 위해 힘써오고 있으며, 군산대 산학협력단 어린이행복연구소에서는 관내 초등학교로 파견할 놀이활동가를 양성시키고 있다.
그 중 군산 동초등학교로 파견 나가 학생들에게 놀이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장은희 놀이활동가(이하 선생님)를 만나봤다.
장 선생님의 원래 직업은 청소년 상담가로, 상담을 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핸드폰으로 노는 방법밖에 몰라 밖에서 노는 방법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시에서 진행하는 어린이 놀이환경 개선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어린이행복연구소에서 놀이활동가를 양성한다는 것을 알고 본업 시간을 투자해 80시간 수업을 이수했고, 지난해 1월 수료를 마친 뒤 올해 3월부터 동초등학교에 나가게 됐다.
동초등학교 놀이 활동은 상반기 10차시, 하반기 10차시로 이뤄지며, 3일 동안(화․3학년, 수․2학년, 목․1학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진행하고 있다.
시에서 처음 시행하는 놀이 활동이라 놀이 활동을 시작하기 전과 후에 사전검사와 사후검사를 실시, 놀이 활동의 효과를 검증하려 한다. 1차시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존감 검사와 활동화를 그려
학교활동의 모습을 알아봤고, 놀이 활동이 모두 끝난 이후 사전검사와 똑같이 사후검사를 실시해 놀이 활동으로 학생들이 얼마나 변화됐는지 알아보려 한다.
동초등학교에 투입된 놀이활동가는 장 선생님을 비롯해 10명으로, 한 반당 2명씩 들어가 놀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미세먼지와 놀이터로의 이동시간을 고려해 동초등학교 다목적실에서 놀이 활동 수업을 하다 날씨 좋은 날에는 동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공원에서 놀이 활동을 실시한다.
장 선생님은 놀이활동가 1기를 수료한 선생님들 중 시에서 위촉받은 20명의 선생님들과 군산시 평생학습동아리 ‘노리아띠’를 만들었고,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놀이에 대한 교육과 토론을 진행하며, 봉사활동도 다니고 있다.
놀이활동가로 양성된 선생님들 대부분 유아교육․상담심리 석사과정이거나 방과 후 교사, 돌봄 교실 선생님 등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여서 본업에서도 놀이 활동을 활용하고 있다.
동아리 노리아띠에서는 1년 동안 서로가 아는 것을 전달하며, 같이 뉴스포츠 자격증도 따고 책놀이 지도사 자격증도 따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리고 전북대 전라제주권 교육기부 지역센터에서 운영하는 놀이기부 사업에 지원한 관내 학교들(군산초등학교․군산오봉초등학교)에 나가 전래놀이를 알려주는 기부활동을 진행할 예정으로, 그 동안 놀이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을 환원하는 취지다.
장은희 놀이활동가는 “아이들과 노는 것이 좋아서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고, 아이들과 놀다보면 본인이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놀이가 교육이 돼 버린 현실이 안타깝다”며 “아이들이 친구들하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놀이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고, 학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가정에서도 부모님과 놀 수 있게 부모님들에게도 노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