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민낯, 글로서 밖으로 드러내
외부인들이 학교 문제 대안 마련 위해 같이 고민해주길
하나의 조직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 걸 외부에 알리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학교’라는 폐쇄적인 집단에서 겪었던 ‘일’들을 통해 ‘글’을 쓰고 그 글을 학교 밖으로 ‘전달’하고 있는 선생님이 있다.
바로 내년 3월이면 교직생활 20년차가 되는 정은균 선생님이다. 정은균 교사는 지난 2000년 3월부터 군산 영광여자고등학교로 채용돼 지난 2014년 3월, 영광중학교로 옮겨 현재까지 교단에 서고 있다.
정 교사는 교직생활을 하면서 교사들이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는지 알리는 것이 필요하며, 교사들이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정 교사는 본인이 교단에 서면서 경험했던 일들을 예시로 들며 본인의 목소리를 담은 문장을 하나씩 적기 시작했고, 그 것을 묶어 책으로 발간했다.
국어국문학과 연구원으로 있었을 때부터 국어교사가 된 이후까지 ‘시 공부의 모든 것’, ‘국어와 문학 텍스트의 문체 연구’, ‘국문 서사체의 문체론’, ‘한글 이야기’ 등 전문적인 국어교재나 연구논문을 써냈던 본인의 경험을 살려 학교이야기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어떤 조직이든 안 좋은 점은 숨기려 하고 좋은 점만 외부에 알리려는 세태가 만연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 교사가 학교의 민낯을 과감 없이 드러낸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2016)’, ‘학교 민주주의의 불한당들(2017)’ 등의 책들은 학교와 동료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긴장감과 불편함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정 교사는 학교 이면의 문제를 숨기지 않고 드러냈고,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외부인들이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안 및 해결책을 같이 고민해주길 바랐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책에 솔직하게 담았고, 학교나 동료 교사들은 학교이야기가 외부로 드러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정 교사는 본인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타당한지에 대해 고민했으며 관련 자료나 도서를 읽고 연구하면서 글을 썼다. 그리고 한 번 쓴 글은 며칠 뒤 다시 읽어보고 감정이 들어간 부분은 검열했으며, 수없이 본인을 돌아보고 검증했다.
이러한 정 교사의 노력들은 동료 교사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충분했고, 책 내용이 불편했지만 학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는 평을 받을 수 있었다.
정은균 교사는 인터뷰를 통해 “학생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이유로 학생의 현실은 등한시하고 있는 교사들도 있지만 교사는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왜 살아야하는가’, ‘살기 좋은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등 근본적인 것에 대해 같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에 대해서는 “상급학교 진학이 목표가 아닌 학생을 좀 더 사람답게 만들어 사회로 내보내는 곳”이라 표현했으며,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학교 형태인 혁신학교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민원’과 ‘시선’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교육철학을 갖고 당당하게 공교육의 핵심주체로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