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싹쓱싹, 위잉….” 기계로 나무를 깎고 다듬는 소리가 한창이다. 기계공고 학교기업 우토리 실에는 우든펜을 만드는 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012년 교내 자율 목공동아리에서 출발한 ‘우토리’는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나무를 소재로 기계공업이라는 학생들의 전공을 살려 만년필, 수성펜 등 세상에서 하나뿐인 수준 높은 우든펜을 수작업으로 직접 제작․판매한다.
학교기업은 전북도교육청에서 직업계고 교육과정과 기업운영을 연계해 아이디어부터 완성제품까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제작․판매하며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과 창업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군산기계공고 우토리는 지난 2015년 도교육청으로부터 학교기업으로 선정됐으며, 담당 지도교사가 매년 사업계획서 제출 및 심사를 통해 올해까지 학교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도교육청에서 나오는 지원금(약 2,000만원)과 우토리 제작 제품 판매비를 통해 기업 활동비와 우토리 소속 학생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토리는 우드(wood)와 스토리(story)를 합친 우드스토리의 줄임말이다. 즉 번역하자면 나무이야기를 뜻하며, 13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는 학교기업이다. 학생들의 정규 교육과정의 기초실습과 연계하며 방과 후 특기적성 시간 및 자율시간을 활용해 제품을 만든다.
우토리 제작 제품은 나무를 이용해 만든 우든펜이다. 주로 사용하는 나무는 힐링나무라고 잘 알려져 있는 ‘유창목’,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간다는 ‘주목’, 벼락 맞은 대추나무라고 알려져 있는 벽조목과 도장의 재료로 많이 쓰이는 아프리카 흑단 및 물감을 풀어놓은 듯 화려한 무늬를 자랑하는 벌(burl)류 나무들을 사용해서 작업하고 있다.
제도 샤프의 플라스틱 블랭크를 절삭한 원목으로 교체한 샤프, 그립감이 묵직하고 필기감이 우수한 볼펜, 볼펜의 편리함과 부드러운 필기감을 느낄 수 있는 수성펜, 여러 무늬와 색으로 무장한 고급스런 만년필까지 우든펜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토리에서 우든펜이라는 아이템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람들에게 친숙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필기구이기 때문이다. 또한 특성상 같은 종류의 나무라 하더라도 무늬가 다 같을 수 없고, 학생들이 직접 제작해 오직 나만이 갖고 있는 유일한 펜이라는 매력적인 요소가 작용하기도 했다.
우토리는 군산 평생학습축제, 전북진로진학박람회 등에서 체험부스를 운영했으며, 도교육청에서 진행하는 롯데백화점 제품 판매 행사에도 참가했다. 올해는 지난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우토리를 포함한 남원용성고 ‘나무소리’, 한국치즈과학고 ‘꿈트는 치즈N스쿨’ 등 직업계고 3개교 연합으로 롯데백화점 6층 행사장에서 제품 판매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학교기업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창업능력을 배양하고, 고객의 반응을 확인해 완성도를 높이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현장판매를 통해 마케팅 전략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토리는 이 행사에서 약 140만원의 우든펜을 판매했고, 이 수익금 또한 학생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서종원 우토리 지도교사는 “학교기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의 형태와 다르지만 학생들은 본인이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통해 기업에 대해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군산기계공고 학교기업 우토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학생은 “내가 만든 우든펜이 누군가에게 팔리고 ‘제품이 잘 만들어졌네요’라는 칭찬까지 들으면 뿌듯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정성들여 제품을 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