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찰칵, 김수관 군산대 교수는 강의시간과 연구시간 외에는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피사체는 하늘이 예쁘면 하늘이 될 수도 있고, 학교 주변에 꽃이 예쁘게 폈으면 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수관 교수의 피사체는 거의 본교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찍고, 그 사진을 군산대학교 신문에 싣는다. ‘사진 속 주인공은 언제든지 찾아와 사진을 가져가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김 교수가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수산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어촌을 돌아다닐 일이 많았고, 옛날과 현대의 배의 특성 등의 변화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찍게 된 사진이 이제는 국제사진대회에 입상할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 교수는 “사진을 계속 찍다보니 우리 학교의 일상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카메라를 들면 자연스럽게 관찰력이 생기고, 사물을 보는 집중도도 높아져 몇 시간 이상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고도 전했다.
이와 같이 김 교수는 아이들을 관심 있게 바라보다 보니 애정이 생기고, 학생 한 명 한 명 다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와중 김 교수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활용해 글 쓸 결심을 했다. 미국 듀크대학교에서는 교양으로 사진활용교육이 필수라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사진활용교육은 사진을 찍고, 그 밑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게 해 청춘의 단면을 알 수 있는 강의다.
김 교수는 8월 말 정년을 앞두고 이와 같은 교육을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알려주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활용해 글을 쓸 수 있는 책을 발간하게 됐다. 이번에 김 교수가 쓴 책은 ‘캠퍼스 청춘비전(靑春祕傳)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나가는 젊은이들과 제자들에게 혜안과 통찰력을 주기 위해 선물로 내놓은 것이다.
책은 독자들이 직접 대화하고 비전을 상상해볼 수 있는 공감의 여백이 퀘스트(Quest) 형식으로 제시됐으며, 찰나의 사진과 짧은 명언으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또한 김 교수는 책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일상생활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야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교육 철학을 설명했다. 젊었을 때는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는 게 쉬웠지만, 나이가 들은 뒤 세대차이를 느껴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사진’으로 학생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학생들과 ‘동심일체’, 그 것이 가장 중요한 교수의 모습이라는 뜻이다.
김수관 교수는 정년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형편, 지방, 환경 탓 하지 말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길’이 있으며, 그렇게 해야지만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못 찾을 뿐이지, 길은 수많은 갈래로 나눠져 있고, 해결방법 또한 무수히 많으므로 젊은이답게 주도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생은 책임감이 따르는 성인이기 때문에 문제가 와도 주도적으로 이겨나가고 극복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면서 “그래도 너무 힘들 땐 교수를 찾아오면 고민을 이야기하고 같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제자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수관 교수는 “현재는 융합기술창업학과 담당 교수로, 학생들이 창업과 관련해 막연하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 학과 학생들은 다른 학과생들과 다르게 책상에서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다이내믹한 학교생활을 즐겨봐야 하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창조해보는 시도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