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등교가 해결책…교육부, 13일부터 순차적 개학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 연기가 장기화되면서 가정환경이나 재학 중인 학교의 특성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교부터 대학까지 모든 학생이 전례 없는 개학 연기에 더해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방학과 개학의 모호한 경계에서 다수의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에만 참여하고 학교에서 형식적으로 내주는 과제만 처리하며 PC방 등으로 향하는 등 계획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일부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공백을 사교육을 통해 보충하거나 학교의 체계적인 보충 학습 과정을 밟으며 자신의 역량을 한껏 채워나가고 있다. 이는 부모들의 재력과 학업 관심도에 따라 또한 교사의 능력에 따라 아이들의 학습격차가 매우 심화돼가고 있어 온라인 학습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온라인 수업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학부모가 옆에서 도와야 하는 탓에 '엄마 개학', ‘가족 개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은 “출근하기 전 아이를 깨우고 잔소리하며 점심까지 차려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나오느라 아침부터 전쟁”이라며 “출근해서도 전화로 수업시간을 체크하며 다시 침대에 누워 잠들지 않을까 잔소리한다. 아이 혼자서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졸업식도 입학식도 하지 못하고 고1이 된 자녀를 둔 학부모는 “지난 겨울방학부터 계속 놀고 있다. 온라인 개학을 했어도 하루치 과제를 한두 시간 만에 끝내고 논다”면서 “학원도 가지 않는 자녀가 PC방으로 등교한다. 아이가 개학 후 진도를 따라갈 수 있을 지 걱정이다”며 불안해했다.
또 다른 한 학부모는 “우리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는 과제를 형식적으로 내준 것 같다”며 “그냥 컴퓨터만 켜놓고 멍하니 앉아 있다. 과외를 따로 시킬 수도 없고 이럴 때 학생들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반해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의 아빠는 “집에서도 체계적으로 학습하며 그동안 어려워하던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나름 괜찮은 시간이다”며 “학습 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은 사라졌다. 아이가 학업욕심이 많아 스스로 불안해하기에 부모로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의 관심과 도움을 받으며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과 학업의 수준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오는 13일부터 고3학생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개학을 시작했다. 고3학생은 진로·진학상담과 대입 수시모집용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를 빨리 채워야 하므로 가장 먼저 개학하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 코로나19 감염추이에 따라 변경되는 부분이 있어 오프라인 수업을 시작해도 학생과 교사는 온라인으로 계속 소통해야하기에 온라인수업체계는 계속 유지될 예정이다.
이제 코로나 이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나눠 미래교육은 이처럼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이번 원격수업을 토대로 미래교육 혁신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학교 현장의 혁신적인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기회를 더불어 다양하고 혁신적인 원격수업을 공모하고 플랫폼도 만들어야 한다.
<유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