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명화학교, 실습실․정규 교실 부족 등 열악한 교육 환경
추진위, 학생 과밀․교실부족 등 학습권과 기본권 대책 마련 촉구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도시를 추구하고 있는 군산이 역설적으로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학습권 보장 등 인프라가 열악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지역의 군산특수교육발전추진위원회(회장 임경주․이하 추진위)가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실현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도에는 현재 10개 특수학교가 있으나 대부분 전주를 중심으로 배치, 지역의 유일한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는 군산명화학교(교장 전난주) 뿐이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특수교육대상자는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발달장애 학생의 자아 정체성 수립과 자립을 위한 특수교육시설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실제로 군산지역에서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이 2020년 544명. 2021년 554명, 2022년에는 657명으로 지난해보다 103명이 늘었다.
또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군산명화학교 입학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학생은 40여명 이상으로 특수교육대상자의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올해 군산명화학교는 28학급에서 6학급을 증설해 33학급 185명으로 정원수를 늘렸다.
교실 증설을 위해 장애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직업 교육 등을 위한 실습실을 없앴고, 교실을 가벽으로 분리해가며 따닥따닥 교실 수를 늘려놨다.
그 결과 개교 당시에도 작고 불편했던 교실이 더욱 협소해져 현재 33학급 중 절반이 넘는 20개 교실이 법적 기준치인 55㎡에 미달이다.
아이들은 안전한 교육을 받기는커녕 휠체어 이동도 불편할 정도다.
또 군산지역에서는 유치원(3교․8학급), 초등학교(29교․35학급), 중학교(9교․10학급), 고등학교(5교․8학급) 46개교가 61개의 특수학급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아 일부 학부모들은 기숙사가 있는 타지역 특수기관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특수교육법에 의하면 교실당 유치원 4명, 초·중교 6명, 고교 7명 등 특수교사 1명이 담당하는 장애학생 수가 정해져 있으며,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적 관리와 지원은 한정돼있다.
임경주 추진위 회장은 “아이를 맡아줄 학교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매우 많다”며 “지난 수년 동안 학부모들은 특수교육대상자를 수용할 수 있는 특수교육기관 신설 등 개선을 위해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며 요구했지만, 수년째 답보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익산 특수교육대상 공립유치원이 6학급이 많고, 유초중고 통틀어 14학급이 군산보다 많아 수용폭이 더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군산지역도 직업실습실을 갖춘 특수학교 신설이 매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전북도의회 교육위원 부위원장은 “기존 명화학교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특수학교의 신설이 시급하다”며 “전북도교육청 등 유관기관도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필요한 공공시설임에도 자신의 지역에 설치되는 것은 기피하는 행동 즉 ‘님비(NIMB:Not In My Backyard)’로 인해 부지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관계기관에서 특수교육시설과 함께 주민 복지와 편의․체육시설 등을 함께 조성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롭게 선출된 서거석 전북도교육감이 건강한 교육생태계를 약속하며 ‘특수학교 및 학급신설’을 10대 핵심 정책 중 하나로 꼽은 만큼, '학생중심 미래교육' 실현에 지역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정책도 실릴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유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