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이 낳은 세계적인 풍자문학의 대문호 백릉 채만식 선생의 54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 문학강연이 지난 11일 금강하구둑 인근 채만식문학관에서 펼쳐졌다. 군산문화원이 문화관광부와 군산시의 후원으로 주최한 이날 문학강연은 채만식문학관 활성화의 일환으로 마련돼, 홍석영 소설가(원광대 명예교수)의 「작가 채만식의 인간과 문학」과 이복웅 시인(국제pen클럽 이사)의 「채만식 문학역정에 대한 재조명」을 주제로 펼쳐졌다. 첫 강연에 나선 홍석영 소설가는 “채만식의 작가생활이란 한마디로 가난과 질병에 맞서 온몸으로 창작에 임했던 고독한 생활이었다”고 말하고, 한 때 동반작가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카프문학에 대해서는 일정한 거리를 두었고, 이론적으로는 프롤레타리아적 세계관을 이해하지만 결코 동조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작가 채만식은 생활의 문학에 충실하겠다며 철저한 리얼리줌에 입각해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제의 강압과 검열제도에 의해 일부 연재물과 잡문에서 부분적으로 친일적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었다 하더라도 광복 후 문인 중 채만식 작가만이 유닐하게 이란 글에서 솔직히 사죄의 뜻을 표했다”고 강조했다. 황석영 소설가는 1970년 국제팬클럽대회가 한국에서 열렸고 ‘동서문학에 있어서의 해학’이란 주제를 다루며 풍자성이 강한 채만식 작가의 작품이 크게 주목받았으며, 이후 채만식 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커져 전국 대학원 학위논문 기운데 단연 2위에 올랐다고 역설했다. 이복웅 시인은 “작품의 양이나 민족과 역사 그리고 보편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치열한 탐구정신, 문학장르, 기법의 다각적인 모색 등을 함께 고려할 때 채만식 작가는 현대문학사에 있어서 가장 높은 봉우리의 하나를 이룬 작가이다”고 말했다. 이어 채만식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남북분단의 험난한 시대에 어렵게 살면서도 역사의 증인이 되려했던 양심적 지식인이었다며 때로는 리얼리즘의 유혹을 받기도 했지만 민족의 밝은 미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버텼는데 그의 투철한 중인의식이 그의 문학을 꽃피울 수 있었던 원인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채만식의 작품은 소설 90여편과 희곡 30여편, 수필과 평론 20여편 등에 달한다고 알려졌으나 작품 수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데다 새롭게 밝혀지는 작품들도 이어져 이 부분에 좀 더 힘써 채만식의 문학세계에 대한 재조명을 활발히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웅 시인은 채만식 작가가 우리의 근대작가 가운데 민족의 현실과 관련하여 가장 깊고 긴 지식적인 고뇌를 보인 사람이고 그 고뇌를 문학적 성취로 연결시켜 놓은 작가이며, 작품들마다 적극적 작가의식을 담고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