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문학의 중심지였던 군산의 명성을 잇기 위한 일반 동호인 위주의 문학 나눔 행사가 매달 이어져 이 지역 예술문화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인문학과 문학의 위기론까지 크게 떠오르는 요즘 풍토에선 특이하게 ‘문학 나누고 함께한다’는 공공성을 추구하는 신 그룹. 특히 참여자 위주의 자생적인 모임체를 만들어 문학을 통해 이 지역에 기여한다는 의식을 갖고 출발해 의미가 크다. 매달 둘째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군산 나운동 주공4차 아파트 건너의 2층 음악카페 ‘뮤직 4U’에서 열리는 글밭 가는 길 ‘토요일 오후’가 바로 그 현장. 이 곳에 가면 아마추어 동호인을 비롯해 기성 시인, 소설가 등이 모여 벌이는 한마당 문학 잔치를 볼 수 있다. 또 참여를 희망하면 누구든지 함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 놓았다. 그래서 심부름하는 사람들은 눈에 띠지만 주최 단체나 대표자는 없다. 시낭송과 소설, 동화, 수필 등 문학 작품 낭독과 글 쓰는 사람들의 자잘한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내놓는 ‘글밭 토크’ 그리고 찬조공연으로 짜여져 매달 여는 문학 행사치곤 완성도가 높은 셈. 특히나 군산의 원로 시인들과 신진 작가들이 참석해 이른바 신구 조화의 장을 엮어 내기도 한다. 지난 9월에 이어 이달 14일에도 행사를 열었고 다음달 11일에 또 신명난 문학 잔치를 열 계획이다. 행사 전에 작품을 모아 작은 작품집을 매달 만들고 있다. 이를 모아 매년 동인지 성격의 작품집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참여하는 사람들은 군산대 출신의 문학 지망생들과 이 지역에 거주하고 순수하게 글쓰기를 좋아하는 시민 등 모두 20여명 정도. 여기에 군산의 원로 이병훈, 이복웅, 최영 시인 등이 함께 자리를 해 모처럼 군산 문학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다는 평가이다. 이 모임은 군산에서 나서 자라거나, 학교 직장 등으로 인연을 맺은 군산 사람들이 이 땅에 뭔가 기여하고 싶다는 순수한 목적에서 출발한 만큼 특별한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게 특색 이라면 특색. 그러나 문학과 소외 받는 주변에 따뜻한 시선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참석자들은 “토요 동인회로 대표되는 군산 문학의 원류를 시민들과 함께 가꾸어 나가고 싶을 뿐”이라며 “문학과 인문학이 소외되는 현상도 따지고 보면 글 쓰는 우리들 자신이 문제”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열심히 각자의 생업을 하는 생활인이자 문학과 예술문화를 사랑하는 가슴 한쪽을 열어 둔 사람들이 주축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군산의 한쪽에서 작은 목소리이지만 문학의 한 장을 가만가만 열어 가는 이 ‘토요일 오후’ 행사가 시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나가길 기대해 본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토요일 오후’ 연락처 : 김선순(466-1009, 018-422-6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