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출신 민족시인 고은(77)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 고은은 해마다 유력 수상후보로 거명돼 왔고, 이번 수상은 대내외적인 여건 등으로 수상이 유력했다는 분석이었지만 결국 수상하지 못했다. 2010년 노벨 문학상은 남미의 거장인 페루 출신의 라틴아메리카 문학 대표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요사(74)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개인의 저항과 봉기, 패배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묘사를 높이 평가해 마리오 바르가스요사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올해 고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관심이 높아졌던 이유는 2000년대 들어 ‘만인보’, ‘순간의 꽃’ 등 시집 5권과 소설 ‘화엄경’이 스웨덴에서 출간되면서 국제적인 지명도를 확보했고, 서구에서는 절대 쓸 수 없는 시를 쓰는 시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어 수상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밖에도 그간 노벨문학상이 지나치게 유럽 중심이라는 지적이 있어서 노벨문학상 측이 올해는 비유럽권 작가에게 상을 줄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지난 1996년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87) 이후 14년 만에 시인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 등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고은의 수상이 더욱 기대됐었다. 고은은 지난 1933년 군산에서 태어나 18세에 출가, 수도생활 중 주변 시인들의 천거로 1958년 ‘현대시’ 등에 ‘폐결핵’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60년 시집 ‘피안감성’을 시작으로 ‘문의 마을에 가서’, ‘백두산’ 등을 냈으며,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스웨덴 시카다상 등을 받았다. 그는 또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 하버드 옌칭연구소 특별연구교수 등을 거쳤으며, 서울대 기초교육원 초빙교수와 단국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4월에는 24년 만에 ‘만인보’를 30권으로 완간하기도 했다. 이복웅 군산문화원장은 “군산출신 고은 선생이 비록 이번에 노벨문학상 수상은 못했지만 이미 세계적인 시성으로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며 “고은 선생의 생가복원과 문학세계 등을 알릴 수 있는 일들이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