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새만금방조제에 예술혼을 더하고자 지난 5월 28일부터 오는 11월12일까지 신시도 배수갑문 33센터 앞 '아리울 아트홀'에서 매주 화~일요일 각종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장맛비를 뚫고 새만금방조제를 찾은 발길이 드문드문 보이는 지난 9일 오후 1시 30분 새만금상설공연장. 아이들 손을 붙잡은 부모들이 모여 입장권을 구입하고 어떤 공연이 펼쳐질지 상기된 모습으로 남은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개장한지 40여일인 지난 새만금상설공연장에는 오후 2시부터 창작공연 ‘아리울 아리랑’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었다. 500석 규모의 공연장에 들어서자 재잘대던 꼬마관객들도 숨을 죽이고 무대를 응시했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옛날옛날 아주 오랜 옛날로 우리는 시간여행을 떠났다. 뭍과 바다의 왕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뭍 사람들은 바다의 소중함을 몰랐고, 바다는 거친 풍랑으로 뭍 사람들에게 '항의'했다. 말하자면 뭍과 바다는 전쟁중이었다. 심청이 인당수에 재물로 던져진 것도 이 전쟁 때문이었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아리울 아리랑' 바다와 뭍의 이야기다. 심청전과 수궁가에서 이야기를 따온 뮤지컬은 심청과 용궁 태자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담고 있다. 새만금이 만들어진 배경도 들려준다. 바다와 뭍의 전쟁으로 희생된 심청이를 위해 용왕이 만들어준 도시가 바로 '아리울'이란다. 아리울은 바다와 뭍이 상생하는 평화의 공간인 것이다. 뮤지컬 '아리울 아리랑'은 독특했다. 판소리와 현대음악이 어우러졌다. 심청가와 수궁가에 나오는 '범피중류'도 감상할 수 있고 새로 만들어진 '아리울 아리랑'도 들어 볼 수 있다. 음향시설이 미흡하고 공연 초기라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기엔 충분했다. 공연이 끝나면 출연배우들과 기념촬영도 할 수 있다. 150여명의 관객 중에 만난 이효녀(33·전주)씨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인 두 아들을 데리고 신시도 월영산에 들렀다가 이곳 아리울아트홀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았다고 한다. 이효녀 씨는 “공연장 규모도 작고 의자도 살짝 불편하긴해도 소극장 분위기가 풍겨 오붓한 관람이 됐다. 아이들이 뮤지컬 아리울아리랑을 재밌게 관람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 씨의 두 아들들은 관람을 마치고 부리나케 밖으로 나가 소원을 적은 바람개비를 만들어 공연장 벽면에 부착하곤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여기에 부대시설에서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뒤엉켜 널뛰기, 투호, 굴렁쇠,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민속전통놀이를 하고 있었다. 도예체험장도 필수 코스다. 평일에 선보이는 기획공연도 호응이 높다고 한다. 타악공연은 대부분 전통놀이와 결합된 것으로 흥겨운 놀이판을 선사한다. 7월에는 전통음악을 새롭게 해석해내는 젊은 연주자모임이 무대에 오른다. 국악앙상블 소리나무, 국악그룹 별악, 크로스오버그룹 달이, 소리창작예술단 나니레를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창작공연 1만원, 기획공연 5000원이며 전북도민이나 어린이, 장애인, 인터넷 예약 등은 20~50% 할인된다. 고근택 문화예술과장은 “상설공연을 통해 새만금이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인간과 자연, 문화가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