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일본 우익들의 독도관련 망언과 일제강점기 조선 병탄에 대해 무성의로 일관하는 일본정부와는 달리 일본 조동종의 의식 있는 스님들이 과거를 참회하고 사죄하는 비석을 동국사에 세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6일 일본불교 최대종단인 조동종에서 발표한 참사문(懺謝文)을 조동종 승려가 회장으로 있는 동지회가 주관해 국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계종 동국사에 비석을 세우고, 동국사 창건 기념일에 맞춰 참회법회를 연다. 비석의 크기는 가로 3미터 높이 2.3미터로 일어 원문과 한글 번역문을 병기했으며, 원래 장문이었던 참사문을 발췌해 음각했다. 참사문에는 해외포교라는 미명 하에 일제가 자행한 야욕에 영합해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인권 침해, 문화멸시, 일본문화 강요, 존엄성 훼손 행위가 불교적 교의에도 어긋나며, 석가세존과 역대 조사의 이름으로 행해 왔던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행위이며 진심으로 사죄하며 참회한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특히 명성황후 시해 폭거, 창씨개명으로 국가와 민족을 말살하는데 조동종이 첨병 역할을 했었다며 다른 민족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침탈하는 잘못을 범한 것에 대해 참회한다고 돼 있다. 동국사 주지를 지내고 현재는 군산 성불사 주지를 맡고 있는 종걸 스님은 “참사비는 패망 후 68년 만에 일본인들 스스로 한국에 세우는 참회의 비석”이라며 “참사문을 통해 지난 과오를 부처님께 참회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참회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한․일 양국이 서로를 용서하며 우호적 선린관계로 발전시켜 이웃사촌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