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양화단의 최고령 현역작가인 하반영(95·영화동) 화백이 암수술을 마치고 다시 붓을 잡는다. 지난달 29일 복강경으로 대장암 수술을 받은 하반영 화백은 12일 퇴원, 하루에 3~4시간씩 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지난달 15일 허 화백은 복통으로 인해 전북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장폐색과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하 화백은 소화기내과에서 스텐트 확장 시술을 받고 외과로 옮겼지만 고령으로 인해 대장암 수술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하 화백과 보호자가 수술을 적극적으로 원해 복강경 수술을 진행,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치고 퇴원한 것. 하 화백은 7세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88년 넘게 붓을 잡았다. 14세때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하는 가족들을 떠나 가출한 뒤 금릉 김영창 선생에게 사사했다. 본명인 김구풍을 버리고 ‘냇가 논 반마지기에 어룽거리는 그림자’란 뜻의 하반영이라는 이름을 사용해왔다. 그동안 홍콩, 일본, 뉴욕, 캐나다, 프랑스, 한국 등에서 1백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각국 국제전, 단체전에도 300여 회 출품했다. 61세에 비로소 프랑스 국전‘르 살롱’전과‘콩파레종’전에서 각각 금상을 수상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특히 미수(米壽)전과 구순(九旬)전 등 무려 100회 넘는 개인전을 여는 등 한국 서양화단의 산증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