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의 감성이라고 보기엔 시의 구절 하나하나가 성숙미와 깊은 관찰력,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시집이 출간돼 화재다. 군산여상에 재학 중인 변아림(3년) 양의 동그란 물집 같은 생에 첫 시집인 ‘고백’은 이런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물론 고백에 실린 86편의 시에서 여고생의 톡톡 튀는 싱그런 감성도 느낄 수 있다. 2012년 김유정 기억하기 전국문예작품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한 ‘금 따는 콩밭’에는 “밭에 불끈 솟아난 허수아비가 아직은 노을이 그립나 보다”라는 시구를 보며 적어도 서른이 넘어야 느낄 수 있는 추억어린 감성이 돋보인다. 또 2012년 전북매일신문이 주관한 전국고등학생글짓기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붉은 새만금’의 첫머리에는 “레몬을 뿌린 듯 깜짝 눈이 감기고 바람이 굴러 뺨 위에 철퍽 앉는다” 등 소녀의 감성이 담겨 있다. 이처럼 아림 양의 시집에는 성숙미와 함께 소녀의 사랑스러운 고백이 담겨 있고, 사물을 이해하고 대하는 깊이 뛰어나다. 문학평론가이자 아림 양의 지도교사인 장세진 선생님은 “아림이는 사물과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 있는 듯 글을 통해 전해오는 말들이 몸을 관통하고 지나가는 듯한 전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아이지만 관심과 응원이 이어진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아림 양은 시 외에도 산문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2011년 혼불 학생문학상에서 ‘새만금의 숨겨진 비밀’이란 스토리텔링으로 자원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