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중에서도 ‘흥부가’는 비교적 짧고 한문 문장이 적어 알아듣기가 쉬워서 어린이도 편히 즐길 수 있어요. 저의 첫 번째 완창 한 번 들어보실래요?” 지난 6월 타계한 최란수 명창의 제자인 김옥(25·사진) 씨가 오는 19일 오후 3시 군산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흥부가를 완창 발표회를 갖는다. 김씨는 “소리에 입문한지 어느덧 15년이 됐다. 선생님과 15년 세월을 함께 해오면서 영원히 곁에 계실거라 믿었는데 갑작스레 작고하셔서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됐다”면서 “요즘엔 선생님의 꾸지람이 더 그립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회는 스승인 최 명창고 함께 2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첫 발표회인 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선생님의 소리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면서 “그럼에도 떨리고 설레는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시민들의 추임새를 당부했다. 김씨는 “연일 뉴스를 통해 가족 간의 불화로 인한 사건사고가 계속 보도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형제간의 우애, 착한 삶을 일깨우는 ‘흥부가’의 내용이 요즘 사회에 딱 필요한 소리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주고 그 박씨에서 자란 박에서 재물이 나오는 내용이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일깨우는 줄거리가 감동적”이라고 강조했다. “형님이 아무리 모질게 대해도 앙심을 품기는커녕 박속을 먹으려고 박을 타면서도 금은보화가 나오면 형님 갖다 드린다. 그런 흥부가 답답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깊은 감동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판소리 다섯마당 중 ‘흥부가’는 가난타령, 돈타령, 비단타령, 놀부심술타령을 비롯해 요리책이라고 할 만큼 숱한 음식이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또 미나리, 떡, 산나물 등을 재료로 음식 만들 때 지지는 온도며 안성유기 통영철판 등 각종 요리도구와 요리 이야기도 각별한 재미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부터 걸걸하고 큰 목소리를 지녔던 김씨는 어딜 가나 판소리를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이를 그냥 넘기지 않은 아버지 한식(53 군산대 재직) 씨는 수소문 끝에 고 최란수 명창을 찾아가 딸의 스승이 되어주길 청했고, 최 명창은 “쓸만하겠다”는 말로 답했다. 당시 남초 3학년생이던 김씨는 일취월장해 중고등부 대상과 일반부 대상 등을 휩쓸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남초, 영광중, 익산 원광정보예술고, 원광대 국악과를 졸업한 김씨는 특히 대학원에서 국악교육을 전공, 실기와 교육을 겸비한 차세대 판소를 책임질 재원으로 성장했다. “고향인 군산에서 군산의 소리 지킴으로 살고 싶다. 더불어 우리 군산의 소리를 세계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실력을 쌓아가겠다”는 김씨의 다짐이 기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