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 장소처럼 전략적 접근해야 지난 1998년 개봉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 배경이 된 군산 영화동은 이후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성지나 다름없다.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 추억을 되새기곤 한다. 아쉬운 점은 영화가 개봉됐을 당시 ‘8월의 크리스마스’의 주 무대였던 군산의 다양한 관광지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졌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영화 개봉 이후 10여년이 지나서야 군산시가 한석규와 심은하가 사랑을 꽃피우던 초원사진관을 매입해 새롭게 단장했지만 영화 속에 나오던 월명공원 등 지역의 명소를 관광자원화하기에는 시기를 놓친 뒤였다. 최근 군산을 주요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가 개봉됐다. 제작비 28억원이 투자된 ‘남자가 사랑할 때’는 사나이픽처스(제작사)가 한동욱(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조감독>감독, 주연배우 황정민, 한혜진 등과 함께 지난해 5월 8일부터 7월 22일까지 3개월간 군산지역을 주요배경으로 제작한 영화다. 이 영화는 나이 마흔에 친구가 운영하는 어두운 금융업체에서 일하는 건달 태일(황정민)이 호정(한혜진)을 만난 후,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황정민은 일각에서 ‘배우는 부각된 반면 영화의 내용은 그리 새롭지 않다’라는 지적에 대해 “당연한 거다. 사랑은 원래 뻔하고 유치한 거니까. 나이가 많든 적든, 할아버지부터 아기까지 일단 사랑에 빠지면 모두가 유치하고 뻔해진다”고 말했다. 또 “극중 태일과 호정도 마찬가지다. 다른 남녀처럼 연애한다. 하지만 시작은 그리 평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재미가 있는 거다. 그 감정의 진실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난해 영화촬영을 위해 군산에서 보낸 3개월은 무척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50년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풍경을 가진 군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군산교도소, 해망동공판장, 새만금 방조제, 경암동 철길, 빈해원 등 총 53회차 중 51회차(96%)를 군산에서 촬영해 50년대에서 현대의 도시풍경, 일제강점기 건물, 새만금 등 군산의 도시적 매력을 담은 독특한 영상을 만들어 냈다. 실제로 지난 21일 군산서 열린 시사회에서 만나 이 영화는 황정민의 새로운 멜로연기에 흠뻑 빠지는 동시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군산의 다양한 볼거리를 스크린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시사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각박한 시대의 순수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영화였다”며 “배우 황정민과 한혜진이 손을 잡고 경암동 철길을 걷는 모습이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스크린에 비춰진 군산의 모습은 사랑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며 “영화가 흥행몰이를 하기 전부터 전략적으로 군산을 알리는데 주력해 군산이 명실상부한 영화의 도시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시민들은 근대 및 현대가 공존하는 군산이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를 계기로 영화촬영지의 주요무대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