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령 작가이자 천재화가로 불리던 하반영 화백이 25일 오후 1시3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1918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출생한 고 하 화백은 7세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90년 가까이 붓을 잡았다. 14세때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하는 가족들을 떠나 가출한 뒤 금릉 김영창 선생에게 사사했다. 본명인 김구풍을 버리고 ‘냇가 논 반마지기에 어룽거리는 그림자’란 뜻의 하반영이라는 이름을 사용해왔다. 그동안 홍콩, 일본, 뉴욕, 캐나다, 프랑스, 한국 등에서 1백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각국 국제전, 단체전에도 300여 회 출품했다. 61세에 비로소 프랑스 국전‘르 살롱’전과‘콩파레종’전에서 각각 금상을 수상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특히 미수(米壽)전과 구순(九旬)전 등 무려 100회 넘는 개인전을 여는 등 한국 서양화단의 산증인이 됐다. 하 화백은 90대의 연세에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고향 군산으로 귀향해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그림에의 열정을 보여왔다. 당초 전북미술협회장으로 장례추진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었으나 검소하게 장례를 치르길 원한 유족들의 반려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빈소는 전주 대송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9시, 장지는 임실 신평리에 위치한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