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열린 3․1절 기념 재현행사에서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한복을 입은 무리들이 일본군의 총칼에 항거하는 애국지사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했던 것이다. 이들이 펼친 퍼포먼스는 일제의 착취와 탄압에 당당하게 맞선 우리 민족의 억눌렸던 감정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연기로 시민들의 가슴을 울린 이들은 바로 극단 ‘둥당애’. 동명의 민요 둥당애 타령에서 이름을 딴 둥당애는 서민들이 즐겨 불렀던 민요처럼 시민들이 연극과 함께 흥겨운 소통을 했으면 하는 이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이들은 2010년 창단 이래 5년째 개복동 연습실에서 단장 김광용 씨를 필두로 한 7명의 배우, 20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둥당애, 과연 이들이 기획하고 준비해 온 공연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먼저 단원들이 심기일전해 ‘문화를 통한 사람들의 지속적인 소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원들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연극=극장’이라는 공식을 깨고 관객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직접 찾아가 공연하기 위해 종횡무진 노력하고 있다. 그 예로 2011년 창성주공아파트 주차장에서 진행한 ‘꿈꾸는 아파트 문을 열자!활짝’ 공연이 있다. 극장 아닌 주차장에서 굳게 닫힌 아파트의 문을 열고 서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기획했다는 데 의의를 가진 이 공연은 어린이 벼룩시장, 놀이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한지 인형극을 선보여 마을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둥당애는 2011년 상반기 월명동주민센터와 함께 ‘2012년도 평생학습 시범마을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동네 알림이 문화콘텐츠 2탄, 연극으로 만나는 월명동 근대문화 - 군산좌 유랑극단’을 개강했다. 전북 최초의 극장인 ‘군산좌’와 1930년대 초반에 지어진 ‘군산극장’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 이 공연에선 ▲근대문화 전문가 강의·토론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하는 근대문화유산 현장답사 ▲연극 기초 훈련 등을 진행해 왔다. 또한 지난해 40대 가장이 베테랑 해고자를 만나 가족들에게 해고사실을 숨기는 비법들을 전수받으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아빠들의 소꿉놀이’를 비롯 진포예술제에서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공연함으로서 가족 단위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둥당애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스토리텔링하며 현재 근대역사박물관 상설공연 ‘1930년 시간여행’과 찾아가는 문화 활동에 선정된 ‘군산, 역사의 옷을 입다’ 등 군산과 관련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매년 열리는 군산시간여행축제와 3·1절 기념 재현행사에서 한복을 입고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것도 이들이 연극으로 군산 역사를 보여주는 하나의 일환이다. 둥당애 김광용 단장은 “군산 시민들과 연극으로 지속적인 소통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며 “하지만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예술가들의 헌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을 하고 싶다는 둥당애 단원들은 노년층을 위한 연극 프로그램, 콘텐츠를 활성화시키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자신들의 연극으로 봉사 활동과 연극 치료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싶다는 각오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