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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으로 사라져가는 나포 숯골 돗자리

군산 시내에서 나포면 소재지 쪽으로 20여분 승용차로 달리다 중간에 오른쪽 방면 길을 따라 다시 대야면 쪽으로 1㎞남짓 들어가면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5-03-31 16:52:20 2015.03.31 16:52:20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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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시내에서 나포면 소재지 쪽으로 20여분 승용차로 달리다 중간에 오른쪽 방면 길을 따라 다시 대야면 쪽으로 1㎞남짓 들어가면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군산지역 사람들에게는 ‘숯골’로 널리 알려진 이 곳이 나포면 주곡리 원주곡 마을. 현재 모두 74세대 167명이 광활한 벌판을 배경으로 삼아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약 200여년 전부터 돗자리 하나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쳤다. 강화도엔 화문석(花紋席), 숯골에선 ‘요석’을 손꼽을 만큼 유명세를 톡톡히 탔던 곳이다. ‘요석’은 왕골로 짠 것으로 그 제품이 고급스러워 거의 임금에게 진상품으로 올려지거나 또는 벼슬아치들에게 비싸게 팔려나갈 정도였다. 60~70년대까지만해도 이 일대에서는 왕골 재배가 성행했고, 돗자리 짜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값싼 중국산 돗자리 제품이 밀려들어오면서 요즘에는 숯골 돗자리의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는 처지다. 전국적인 명성을 얻던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숯골 돗자리의 자취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이제는 우리들 뇌리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숯골 돗자리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를 통해 한 때 지역을 대표하던 숯골 돗자리의 명맥과 명성을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설(傳說)로만 남은 숯골 돗자리 지난 24일 나포면 원주곡마을에서 만난 황병천 이장(65)은 숯골 돗자리에 대해 기자가 묻자 “여름철에 찬 바닥에 돗자리를 깔면 ‘고실고실’했다”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의 기억을 좀더더듬어보면 이렇다. 숯골마을은 금강하구와 인접, 토양이 비옥해 왕골의 질이 타지방에 비해 뛰어났고, 농촌 주부들이 전래의 방법대로 수공으로 촘촘히 짜내 대도시 주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아무리 숙련된 사람이라도 2명이 1조가 돼 하루동안 2개 이상을 짜지 못할 정도로 잔손질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숯골 마을 대부분인 60가구가 돗자리를 짜왔다. 돗자리 주재료인 왕골도 각 농가마다 적게는 100평에서 많게는 200평 정도를 재배할 정도로 왕골재배가 성행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만들어진 돗자리는 대부분 임피역을 통해 서울로 향했다는 것이다. 이 곳의 돗자리가 워낙 고급스럽고 비싼 가격이기에 지방보다는 서울에서 대부분 소비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다보니 농협 등이 생기기 훨씬 이전에 ‘(돗)자리조합’이라는 것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곳 돗자리에 대한 흔적을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틀에 고드렛돌을 매달아 한 가닥씩 엮어 나가는 작업을 벌이거나 왕골을 재배하는 농가가 단 한 곳도 없다. 중국산 저가 돗자리가 등장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숯골 돗자리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심지어 10여년 전에 농촌전통테마 마을로 선정돼 마을 어귀 체험 학습장에서 왕골베기 또는 돗자리 체험이 열리기도 했으나 지원이 끊기면서 지금은 아예 문을 닫은 상태다. 이러다보니 일부 박물관에서 숯골 돗자리를 구해 전시하고 싶어도 전시할 수 없다는 볼멘 소리도 괜한 것은 아닌 듯 싶다. 황 이장(65)은 “5월초에 심어 7~8월경에 (왕골을)베어온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금은 왕골 씨앗마저 구할 수 없어 경북 김천에서 사와야 할 형편”이라고 씁쓸한 표정까지 지었다.  #쳬계적 계승, 보존 대책 요구돼 이 때문에 한 때 최고를 자랑하던 숯골 돗자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적어도 그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나포면 등을 선거구로 둔 시의회 김영일 의원(다 선거구)은 “과거 나포면 숯골 돗자리는 전국적으로 유명했다”며 “앞으로 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 의원은 “사라져가는 지역의 전통적인 숯골 돗자리를 체계적으로 계승, 보존하기 위해선 시 별도의 명인(名人)을 지정해 지원하는 등의 방안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진원 군산 문화원장도 “시가 체험관광이나 관광상품쪽으로 관심을 기울여 숯골 돗자리의 명맥을 이어가는 방안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의 대책은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정확히 말하면 숯골 돗자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수 백년동안 그 제품의 우수성으로 명성이 자자한 숯골 돗자리가 전설(傳說)로만 남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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