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산방은 세상사에 지치고 힘든이들이 주인장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찾아오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지칠 대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공간에 적격이다. 부쩍 따뜻해진 봄날을 맞아 사람들도 휴식공간을 찾고 있다. 퓨전한정식집 ‘모산방’은 맛있는 한정식 식사와 더불어 주인장과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7년째 이성환(59)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그가 이곳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유년시절 성장배경과 연관이 깊다. 이 대표의 외조부는 은적사 주지스님이었고 자연스레 그 역시 사찰에서 지내다시피 했다. 풀꽃, 맑은 공기가 가득한 산자락은 자연과 가까이할 수 있는 마음을 길렀고 절의 불경소리와 부처의 도량은 그의 가치관을 자리잡게 했다. 외조부가 돌아가신 뒤, 은적사 역시 조계종 관할로 넘어갔고 그는 43세 되던 무렵 은적사 근처에 식당을 마련했다. 식당의 이름은 ‘모산방’. 모산방의 뜻은 ‘세상에 지친 길손들이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자기들끼리 담소를 나누다가 결국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 곳’이라고 한다. 개업 후 그는 한약재회사에 다녔던 경험과 유년시절의 추억이 있던 터라 한약재와 산에서 나는 먹거리를 재료로 메뉴를 꾸려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청국장, 낙지볶음, 순두부는 오가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조미료를 넣은 매콤함이 아닌 재료에서 우러나오는 고유의 맛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모산방은 은적사에서 지금의 한일옥 자리로 옮겼고, 빗물이 새는 등의 불편함으로 이곳저곳 터를 물색하다가 7년 전 산북동에 위치한 지금의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의 음식들은 그가 정성껏 직접 조리해 올리는 것으로 천연조미료를 쓸 만큼 현대 트렌드인 ‘웰빙’에 부합한다. 음식 하나하나에도 세심함을 기울여 시각적으로도 뛰어난 이곳 먹거리는 채식뷔페를 시작하며 건강식으로도 일품이다. 이성환 대표는 앞으로 모산방을 게스트하우스, 콘서트장으로도 운영할 생각이다. 그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서 다각적인 문화 콘텐츠를 구상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게스트하우스는 최근 군산 방문객이 부쩍 늘면서 이창동 영화감독이 지인과 함께 들렀다가 이곳의 음식과 조용한 분위기에 반해 묵고 간 적이 있었다”라며 “가족이나 단체 손님들도 편하게 묵고 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맛과 멋을 갖춘 문화공간 ‘모산방’에는 음식, 아늑함, 멋스러움 삼박자가 갖춰져 있다. 이성환 대표는 “모산방은 게스트하우스를 비롯해 문화재 스토리텔링과 공연까지 갖춘 공간으로도 거듭날 계획이다”며 “앞으로도 사람들이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과 포근함으로 지친 심신을 편히 치유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라고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