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린 ‘7080 청춘데이트’에서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오프닝 무대가 열리면서 영화 ‘써니’의 주제곡과 함께 복고풍 의상을 입은 미룡동 양조장 부부, 예비역 친구, 나운동 노는 언니오빠, 대포집 박씨부부 등의 별명을 가진 커플들이 박자에 맞춰 신나는 복고댄스를 췄기 때문이다. 추억을 담은 안무와 음악, 1980년대를 완벽히 재현한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복고와 낭만을 불러일으킨 공연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이들은 음악가 M&M(이하 엠엔엠). Majer&Minor의 약자로 ‘마음 맞는 음악가들의 모임’이라는 뜻을 지닌 엠엔엠은 군산 시민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이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엠엔엠은 지난해 창단 후 15명의 회원들이 ‘1930년대 군산의 아픔을 노래하다’ 라는 첫 번째 공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엠엔엠, 이들의 공연은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먼저 군산과 관련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이들의 첫 공연인 ‘1930년대 군산의 아픔을 노래하다’가 한 예이다. 공연기획을 담당하는 위소연 씨는 “군산에는 아직도 많은 일제강점기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며 “당시에 일본 상공인들의 경제적 중심지 역할을 한 군산시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자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연에서 1910~1945년도 시대적 상황을 풍자하는 민요와 재즈, 포크송, 신민요, 트로트에 내포돼 있는 의미를 시민들과 재해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신흥동 일본식가옥에서 개최한 작은음악회도 마찬가지. 1930년대 유행가인 ‘오빠는 풍각쟁이야’부터 ‘만세삼창’, ‘독립군가’까지 재미와 감동을 더한 곡들을 준비해 일본식 가옥과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을 만들었다. 또한 엠엔엠의 공연에는 타임머신을 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소품, 의상이 가득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1930년대 군산의 아픔을 노래하다’와 ‘신흥동 일본식가옥 작은음악회’에서 엠엔엠은 일제강점기 군산을 재현하며 신여성, 신사를 연상시키는 드레스와 양복을 입고 공연했다. ‘7080 청춘데이트’에서는 깻잎머리와 나팔바지로 복고풍 이미지를 재현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세 번째로 이들의 공연은 단순히 무대 위에서 펼쳐지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이들이 기획하고 준비해 온 공연은 무대 안과 밖을 넘나든다. 엠엔엠은 지난해 신흥동 일본식 가옥에서 개최한 공연과 더불어 올해에는 지난달 25일 임피향교 마당에서 계단을 객석 삼아 공연을 펼쳤다. 단원들은 무대 위에서 공연이 열린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관객들이 있는 곳이라면 집안이든 마당이든 어디든지 직접 찾아가 공연하기 위해 종횡무진 노력하고 있다. 엠엔엠은 앞으로도 군산과 관련된 콘텐츠를 활성화시키고 음악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