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동 차병원 사거리에서 나운초 방향으로 올라가면 위치한 작은 공연장. 공연장에 가면 많지 않은 관객을 모아 놓고 연극을 하는 공연자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몇십 명 모인 작은 무대에서 대사와 몸짓으로 소통한다.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은 ‘오페라’나 ‘발레’를 볼 때처럼 어려운 용어나 동작을 숙지할 필요는 없다. 다만 공연자들의 역할에 푹 빠져 울고 웃기만 하면 충분하다. 관객들은 일미터도 안되는 거리에서 무대를 둘러싸며 숨 고르는 소리, 땀방울, 제스처 하나까지 실감하다 돌아간다. 군산에는 ‘사람세상’ 이라는 극단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람세상은 1997년 창단 이래 문화동 연습실에서 최균 씨를 필두로 11명의 단원들로 구성됐다. 극단 사람 세상은 ‘지역 관객이 공감하고 지역민과 소통하는’ 연극을 목표로 출발, 열악한 군산 연극계에서 18년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창단 공연 작품으로 늙은 도둑 이야기(이상우 작·최균 연출)를 선보이며 연극 활동을 시작한 사람세상. 이들은 나운동 소극장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비롯 칠수와 만수, 그 여자 이순례, 피노키오 등 다양한 작품을 매년 정기적으로 무대에 올리고 있다. 작년과 올해는 가족극 ‘다녀왔습니다’, 난 영화배우가 되어야 해(닐 사이먼 작․최균 연출), 소극장연극제, 진포예술제 참가작 ‘사랑에 관한 소묘’ 등을 보였다. 관객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하기 위해, 번역극보다는 창작극을 선호한다. 이와 함께 제일중 등 지역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극공연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남아 있는 단원, 작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아직 현저하다고. 아직 군산은 문화 예술의 불모지다. 콘텐츠 부족, 시민들의 무관심을 단원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한다. 여전히 지역 연극계는 열악한 상태. 텅 빈 객석을 볼 때도 허다하고, “그런 극단이 있었어?”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연극 매니아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느낄 수 없는 교감과 감정을 코앞에서 느낄 수 있어 연극에 빠져들게 된다”고 지칭한다. 이들 역시 열악한 환경에 꾸준히 연극하기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추미경 대표는 “20년 가까이 해오는 일임에도 이곳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은 참 고된 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잊지 않고 찾아주는 관객님들이 계셔서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 연극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연극은 관객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관객이 참여해야만 비로소 완성된다. 단원들은 “관객분들의 박수와 웃음, 눈물이 우리에게 즐거운 기운으로 전달돼 보다 좋은 공연을 완성한다”고 얘기했다. 또, 군산에서 꾸준히 연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관객들’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상임연출 최균 씨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지금껏 믿고 함께해준 팀원들과 응원해 주는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한 사람 한사람의 열띤 응원이 작지만 공연을 하는 단원들에겐 엄청나게 힘이 된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활동과 좋은 공연을 위해 종횡무진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