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성장과정과 사랑·우정 등 담아낸 휴먼드라마 금암동에 위치했던 죽성포, 일명 ‘째보선창’. 서해바다와 만나는 금강 줄기가 군산 내륙 쪽으로 들어와 있는 모습이 마치 언청이(째보)를 닮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비록 쇠락한 어시장의 모습이지만, 째보선창은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36년의 일제강점기 동안 인근 김제와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호남 쌀이 이곳을 통해 일본으로 수탈된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지금은 낡은 어선들이 수시로 정박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늘며 째보선창의 가치는 서서히 재조명돼 왔다. 이런 가운데 내년 이곳을 무대로 한 영화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2017년 10월 개봉 예정인 장편영화 '째보선창'. ‘째보선창’은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군산지부, 필나인프로덕션에서 제작한다. 이를 위해 군산영화협회 8개 분과(영화감독·영화배우·영화기획PD·영화기술단체·영화음악작곡·촬영감독·조명감독)는 지난 5월부터 영화 제작과정에 관한 논의를 펼쳤다. 영화는 오십 줄을 넘긴 주인공 ‘최광덕’의 고향인 군산을 배경으로 최씨가 직간접적으로 겪은 이야기와 관련 목격담을 바탕으로 쓰여 진 작품이다. 줄거리는 주인공과 화교 출신 첫사랑 ‘영희’와의 사랑을 중심으로 당시 군산에 살던 화교들의 애달픈 이야기를 골자로 한다. 화교들과 어울려 살던 과거의 군산과 숱한 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져 버린 현재 군산 화교들의 모습을 최씨와 영희의 관계를 통해 조명한다. 촬영 장소는 주 무대인 째보선창을 비롯해 월명산, 양키시장, 은파호수공원과 골목길 등 군산 구석구석을 등장시켜 소시민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자매결연도시인 중국 위해시에서도 영화의 20% 정도를 촬영할 계획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50대 ‘광덕’과 그의 아버지를 군산출신 배우인 최광덕과 김성환을 캐스팅한다는 점이다. 20대 광덕과 영희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20~30대 배우들을 선발하게 된다. 영화의 모든 조연과 단역은 군산시민들로 꾸린다. 출연진 오디션은 10월 중순 실시되며, 대상은 중·고등학생부터 92세의 노인까지 75명(엑스트라 제외)을 선발할 계획이다. 광덕과 영희는 현재 활동중인 연예인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화는 시나리오 집필 및 수정, 중국 위해시 협의, 제작기획서·제작스태프 구성 등을 완료한 상태로, 11월까지 로케이션 스카우팅(촬영장소 섭외 및 세팅), 연기자 캐스팅, 대본리딩 및 리허설 등의 과정이 남아 있다. 이후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촬영 분량을 채운 뒤 2017년 8월 1일 국제영화제 출품을 통해 첫 스타트를 끊는다. 개봉은 10월 군산에서 시작한 뒤 중국 자매결연도시 위해시와 북경 등으로 판로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군산은 1948년 이만홍 감독의 ‘끊어진 항로’를 시작으로 ‘장군의 아들’, ‘8월의 크리스마스’,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약 104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영화 제작과 출연에 직접 참여한 것은 지역 내에서 신선한 시도임에 분명하다. 오대섭 지부장은 “지금껏 군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웹 드라마는 우후죽순처럼 많았지만 지역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이번 영화에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도 자부심을 갖고 제작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군산의 스토리와 소시민의 삶을 투영한 영화 ‘째보선창’을 통해 영화라는 장르가 먼 나라 얘기가 아닌 친근한 문화컨텐츠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