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관람객 “초등학생 이상 관람 맞지 않아” “뭣 모르고 갔다가 낯부끄러워 혼났습니다. 관람등급이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지난달 16일 어린 자녀와 군산예술전당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배비장전’ 공연을 관람한 직장인 A(41)씨는 아직도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공연 중 배우들이 연출한 일부 장면이 선정적인 탓에 자녀와 함께 보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홍보에는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이라고 나왔지만 실제 공연 내용은 어린학생들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진작 알았더라면 아이들과 함께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창극단의 대표공연 ‘배비장전’은 군산예술의 전당이 ‘2016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진행된 사업이다. 배비장전은 9대 독자이자 고고한 척 위선을 떨던 배 비장이 기녀 애랑의 유혹에 본색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양반의 허례허식을 꼬집은 풍자와 국립창극단 배우들의 국가대표급 희극 연기 그리고 흥겨운 춤과 재담이 어우러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중 하나. 지난 6월 서울공연에서도 100% 객석점유율을 기록했으며, 관객과 배우가 가까이에서 호흡하며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묘미를 연출해 큰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분명 군산 문화예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문제는 관람등급(연령). 일부 관람객 등에 따르면 등급(연령)에 맞지 않게 일부 배우들의 대사나 제스처의 수위가 높았다는 지적이다. 배비장전의 등급은 제작단체인 국립창극단과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등이 심의를 거쳐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군산예술의전당에서 관람등급을 정하진 않았어도, 논란이 우려되는 공연인 경우 사전 확인 후 자체적으로도 이에 따른 안내문을 게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시민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라도 다소 선정적이거나 문제가 있을 시에는 ‘보호자의 관람지도가 필요합니다’ 등 문구를 함께 곁들이면 훨씬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한 관계자는 “극 자체가 풍자와 해학을 강조하다보니 일부 장면에서 과장된 측면으로 있어 본의 아니게 불편을 끼쳐 드린 것 같다”며 “현재 국립창극단 측에 이 같은 민원을 이야기한 뒤 관람연령 제한을 높여줄 것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극중의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이를 통해 시민들이 좀 더 나은 공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