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생가터 복원사업 및 문학관 건립이 자칫 물거품이 될 위기다. 고은 시인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생가터 복원 사업에서 시와 토지 소유주 간 이견을 보이며 향후 진행될 문학관 건립마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고은 시인 생가 복원사업은 지난해까지 생가복원 및 편의시설(진입로 및 주차장, 화장실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시는 지난 2015년 2억여원을 들여 고은 시인의 모친이 오랫동안 거주한 용둔길 53번지의 일명 ‘집필실’을 매입했다. 이후 약 100여 m 떨어진 고은 시인의 생가터인 미룡동 138번지 일원을 사들이려 했지만 이곳 토지 소유주 측과 협상이 결렬됐다. 시는 생가터 매입에 관한 일정, 방법 등을 논의한 후 감정평가를 받아 소유주와 매매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소유주 측이 토지를 매입하려면 생가터 앞에 위치한 토지 6~7필지도 추가로 매입하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 그 결과 1월 현재 소유주는 토지의 매매를 거부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은 생가 복원사업비 16억원(지특 5억2000만원, 시비 10억8000만원)도 고스란히 반납된 상황. 군산시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부지 매입과 공사를 착공해 생가를 복원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토지 매입이 이처럼 무산됨에 따라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고은 시인의 생가터가 언제쯤 시민들에게 오픈될 지는 오리무중(五里霧中) 그 자체다. 고은 문학관 건립사업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생가터를 매입한 후, 고은 문학관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건립하려했지만 생가복원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 마저도 불분명해졌다. 과거 일각에서 시민문화회관을 고은시인 문학관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를 냈지만 고은문화사업추진위원회 등의 단체가 해산되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고은 시인 문화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과 심심치 않게 남아 있는 반(反)호의적 여론이 대치하고 있어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한 고심도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익명의 한 교육 관계자는 “수원시가 고은문학관을 짓고 여러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고은시인의 생가터”라며 “비용을 떠나 고은시인의 존재 가치를 위해 생가복원 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시민은 “군산이 낳은 고은 시인에 대한 시각이 좌우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생가 복원 사업을 펼쳐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 관계자는 “생가 복원사업과 문학관 건립이 현재로썬 불투명하다”며 “(생가 복원)사업의 향후 진행 사항이 토지 매입 문제로 인해 어려워 지면서 고은문화사업의 일환인 문학관 건립도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고은 시인은 1958년 시 ‘폐결핵’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해 그동안 155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50여권은 20여개 외국어로 번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