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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미투’ 논란…난감한 군산시

지역 내외 반발 거세지며 향후 문화사업 진행 불투명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8-02-27 09:36:05 2018.02.27 09:36:05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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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詩碑), 아트월 등 조형물 존폐 여부 놓고 고민 시간여행마을 일대에 고은 시인의 ‘만순이’ 구절 중 일부가 새겨져 있다. 일명 ‘미투(me too)’ 운동이 문화예술계를 휩쓸고 있다. 문단은 물론 연극계 거장들이 줄줄이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20일에는 유명 배우 겸 대학교수의 성추행 의혹도 보도됐다. 군산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군산 출신인 고은 시인이 미투 논란에 휩싸이며 지역 곳곳에 즐비한 시인의 흔적과 인프라 존폐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고은 시인은 1933년 군산시 미룡동 138번지 (옛 옥구군 미면 미룡리 용둔마을)에서 태어나 미룡초교와 군산중학교를 졸업했다. 1958년 시 ‘폐결핵’으로 등단했으며, 1960년 첫 시집 ‘피안감성’을 내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에 들어갔다. 그동안 155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50여권은 20여개 외국어로 번역됐다. 특히 고은 시인의 ‘만인보’는 총 작품 수 4001편, 등장인물은 5600여 명에 이르며 세계 최초 사람만 노래한 연작 시집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만큼 고은 시인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은 각별하다. 은파호수공원 광장 입구에는 그의 시 ‘삶’을, 내흥동에 위치한 군산진포시비공원에는 시 ‘노래섬’이 새겨진 시비가 세워져 있다. 근대문화유산이 밀집된 군산시간여행마을 역시 고은 시인의 흔적이 가득하다. 이곳 시간여행마을은 고은 시인의 작품을 주제로 한 테마가로 조성 및 시인의 주요 시 문구가 쓰여진 아트월(artwall)이 조성된 상태다. 동국사 인근 골목에는 시 ‘정거장’과 고은 시인의 생애를 적어 시민 및 관광객이 볼 수 있게 조성했고, 초원사진관 인근 한 건물의 포토존 벽화에는 ‘그 꽃’이 새겨져 있다. 오페라 공연, 전국백일장대회, 학술제, 창작음악제, 시낭송대회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산업도 군산에서 진행해 왔다. 오랫동안 군산시가 추진한 문화 사업들은 고은이라는 인물을 조명하는 수준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시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지만 그의 작품은 지역에서 꾸준히 회자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한 시인이 계간문예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괴물‘이란 시를 게재하며 ’En 선생‘이 고은 시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급기야는 거주지인 수원 광교동에서 퇴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고은 생가가 위치한 군산시도 문화사업 진행을 잠시 보류했다. 기존에 만들어 놓은 시비, 아트월 및 관광자원의 존폐 여부도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당장의 여론이 심상치 않지만 고은 문화 콘텐츠를 미투 논란만으로 하루아침에 없애는 것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시의 한 관계자는 “한 개인에 대한 사안인 만큼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다”며 “추이를 좀 더 지켜보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고은 시인과 관련한)추가적인 사업 진행은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에 조성한 조형물 및 콘텐츠 사업 진행 유무도 시간을 두고 지켜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군산시 도시재생센터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 진행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미투를 통해 벌어지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이미 설치된 조형물을 철거해 사업을 원점부터 계획하는 것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역내 일각에서도 ‘작품과 시인의 재평가가 필요하다’, ‘얼룩진 문화계의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반발 의견과 ‘사생활을 떠나 문학적 커리어는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고은 시인에 대한 논란이 점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군산시가 어떤 피드백을 내놓을 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미투(me too) 운동: ‘나도 겪었다’는 뜻으로 헐리우드에서 시작된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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