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좋아서, 여럿이서 함께하는 앙상블이 좋아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군산청소년오케스트라 김윤진(44) 지휘자는 30여 년 간 음악만 파고들었다.덕분에 올 6월부터 시작한 지휘는 생소한 분야로서, 처음 지휘 권유를 받았을 땐 부담감이 앞섰다는 김 지휘자.하지만 여러 명의 단원들이 서로 도와가며 멋진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에 어느덧 그녀의 모습도 지휘자로서의 자부심이 가득하다. “유년시절부터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에 진로도 자연스럽게 음악 쪽으로 정해졌어요. 그 중 특히 앙상블(ensemble)을 좋아합니다. 악기 하나, 연주자 한 명 한명의 개성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멋지기 때문입니다”김 지휘자는 여섯 살 무렵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에 입문했다. 마침 초등학교에도 관악부가 있었다.이 때 관악부에서 플롯을 접하기 시작했다. 김 지휘자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배웠다”고 회상했다.대학교에서는 바순, 대학원에선 플롯을 전공했다. 시립교향악단에서는 바순 수석을 맡았다.군산청소년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맺은 건 올해 3월부터로, 악기 연주를 가르치다가 6월 지휘봉을 잡게 됐다.바이올린 3명과 첼로 및 플룻 각각 1명의 강사 중 협의를 통해 플롯 강사였던 김 지휘자에게 역할이 돌아간 것.군산청소년오케스트라는 바이올린(강사 4명, 대학생 멘토 1명), 첼로(강사 1, 멘토 1), 플롯(강사 1, 멘토 1), 클라리넷(멘토 1)으로 구성돼 있다.단원들은 군산지역 초, 중학생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6월부터 두달 간 연습을 거듭해 왔고, 지난달 롯데몰에서 첫 연주를 시작했다.레파토리는 라라랜드 ost,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하울의 움직이는 성, 캐논, 고장 난 시계, 도레미 송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연주 하나하나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함성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단원들과 김 지휘자, 음악을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해 준 이들과 교육청 장학사, 강사, 멘토들의 보이지 않는 협연의 결과다.그녀는 “학창시절 관악부를 하며 쌓은 좋은 추억들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며 “여럿이 하는 앙상블 연주를 통해 함께하는 법을 배우고, 양보하고, 맞춰 나가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김 지휘자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들을 때 마음이 정돈되는 것을 느낀다. 단원들도 연주하며 힐링하는 것이 느껴진다”며 “남은 기간 동안 지휘자로 활동하며 단원들의 음악이 군산 곳곳에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열심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