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출신 감독, 군산 올로케이션, 군산 출신 사업가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바로 ‘질투의 역사’다. 질투의 역사를 만든 정인봉 감독은 지난 14, 15일에 지역 소재 영화관에서 군산시민과의 만남을 가졌다.
◇영화 ‘질투의 역사’ 개봉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번 영화 ‘질투의 역사’를 제 고향 군산에서 촬영하고 개봉하게 돼 무척 설렙니다. 저는 옥구읍 수산리 출신으로, 군산에서 나고 자란 군산 토박이입니다. 제 영화가 개봉한 첫 날, 군산에서 첫 시사회를 열고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서 감개무량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군산시민예술촌에서 가진 감독과의 대화 이후로 군산 시민 분들을 거의 1년 여 만에 뵙는 자리라 감회가 남다릅니다.
◇군산 출신의 감독이 군산을 배경으로 영화를 촬영한 것이 처음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군산에서 촬영한 영화나 드라마들도 많고, 지난해 11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처럼 군산을 주제로 한 영화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군산 출신 감독이 촬영한 군산 영화는 아직 없었죠.
저는 영화감독이 된 이후, 나를 품어준 고향을 배경으로 꼭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고향에 대한 애착이랄까요. 그리고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질투의 역사’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영화 배경을 ‘군산’으로 하고 싶었고, 제작사와 협의 후 군산에서 찍게 됐습니다.
◇군산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됐는데요,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영화 스토리상 서울을 배경으로 한 신도 있었지만 대부분 군산에서 촬영해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저는 자양중학교 출신으로 이번에 제가 다닌 학교에서도 촬영을 진행했는데요. 자양중 학생들이 특별출연을 해줬는데, 촬영하면서 제가 뛰놀던 운동장과 교실을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한편으로는 제 모교가 예전보다 축소돼 학생 수가 줄어든 모습을 보니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학생들을 영화에 출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군산출신 사업가인 유성민 에코그룹 대표가 지원한 것으로 압니다. 유 대표와의 인연은 어떻게 이뤄졌는지요?
이번 영화 ‘질투의 역사’는 저예산 영화로, 대기업의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개개인의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예전에 알고 지내던 김봉곤 문화예술 과장(현재 기획예산과장)의 추천으로 유성민 대표와의 만남이 이뤄졌고, 유 대표 또한 고향인 군산에서 영화를 촬영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유 대표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역 기업들이나 지역 출신 사업가들이 시의 문화‧예술 분야에 힘을 실어줘 군산 지역 단편 영화가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서, 영화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첫 장편 영화 ‘길’을 찍기 전까지는 대기업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손자가 나중에 ‘할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어?’라는 질문에 ‘영화를 만들었고, 그 영화로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하기를 좋아했었어.’라는 답변을 주고 싶었습니다. 원래 영화를 좋아했기도 했고요.
◇이번 영화를 통해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파괴적인 감정 ‘질투’를 통해 감정의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도 일방적인 감정으로 볼 수 있고, 그 감정으로 사람이 어디까지 원초적이고 폭력적이게 변할 수 있는지 영화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마 호불호가 심한 영화일 테지만, 사람 감정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끝으로 군산 경제 상황이 어려워 힘들어하는 군산 시민과 군산신문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지인들 대부분 군산 분이라 지역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 ‘질투의 역사’를 통해 관람객들이 군산에 대해서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군산신문은 군산이야기만 다루는 신문으로 저 또한 군산 사람으로 매우 공감하는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저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앞으로 군산신문의 문화‧예술 분야 기사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