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신문사는 지난 15일부터 17일 3일간, 군산시립도서관에서 실시한 우리 동네 작가와의 만남(이준호, 배지영, 문정현 작가)과 관련해 군산 지역의 세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첫 번째로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 게릴라상 수상, 카카오 브런치북 2회 대상 수상에 빛나는 배지영 작가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네. 저는 한길문고에서 상주하고 있는 배지영 작가라고 합니다. 군산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하면서 군산으로 오게 됐고요.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면서 쭉 군산에서 살게 됐습니다. 처음 군산에 올라왔을 때만 해도 군산 바닷바람에 덜덜 떨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적응이 돼서 추운지도 모르겠네요.
◇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읽는 걸 좋아했습니다. 꼬맹이 시절부터 어린이 전집을 비롯해 친척삼촌의 고등학교 교과서, 어른들이 읽는 어려운 소설까지 접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읽었고, 연애편지 대필도 가끔 했습니다. 요즘 말로 밀당(밀고 당기기)이 없는 유쾌한 저의 연애편지에 이어진 커플이 없어 곧 끊기긴 했지만요.
2000년 대 인터넷이 활발해질 때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잡지 기고 등 직접적으로 매체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10년도 더 지났네요.
첫 책(우리, 독립청춘)을 쓰게 된 계기는 독일 오스나부뤽에서 오페라 상임지휘자로 일하는 송안훈 지휘자(군산 열대자 출신)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글을 작성하다 보니 저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만 쓸 것이 아니라 지역에 살고 있으면서 본인의 업무를 충실하게 하는 청년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더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소중하며, 본인 인생도 반짝반짝 빛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뒤로 지역 내 청년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 소도시 청춘 시리즈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뒤로 조회 수도 높아져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 게릴라상과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하게 됐으며, 제 첫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으신가요?
인터뷰를 하면서 인터뷰한 분들과 인연이 계속 이어질 것 같지만 각자의 삶이 있기 때문에 자주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고 책이 나오기까지 계속 연락하면서 글을 쓰고, 다 쓴 뒤에는 인터뷰이들에게 글을 보내 수정할 부분을 알려 달라 요청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인지 한 분 한 분 다 애착이 갑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자주 뵙는 분이 있다면 저희동네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청년이지요. 인터뷰 후에 세탁소를 옮겼거든요.
◇한길문고 상주작가는 어떻게 되셨나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가 운영하는 ‘2018년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에 한길문고가 선정돼 2018년 10월부터 군산 한길문고 상주작가가 됐습니다.
상주작가가 있어야 사업을 신청할 수 있는 사업이라 문지영 한길문고 대표님이 저에게 상주작가가 되지 않겠냐고 먼저 제안해주셨습니다.
저는 문 대표님 제안과 서점을 찾은 손님들에게 서점에 대한 추억을 쌓아주고 싶은 마음에 상주작가를 시작하게 됐고, 상주작가의 역할은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자리를 만드는 기획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길문고가 거점서점, 예스트문고․우리문고가 작은서점으로 서로 상부상조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올해 5월에 끝나는데, 2022년까지 정부에서 사업을 이어간다고 하니 또 선정돼서 계속 상주작가로 있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한길문고에서 수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상주작가가 되고 난 이후 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쓸지 모르겠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시간을 내 에세이 수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에세이 수업은 현재 2개 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1기는 2018년 11월에 개설돼 2주에 1번씩 수업하고 있습니다. 2기는 에세이 수업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아 새롭게 만들어 졌습니다. 2019년 3월에 2기 반이 구성됐고 의외로 타지 분(익산․전주 등)들이 많으십니다. 에세이 수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글쓰기가 어렵지 않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길문고에서 북클럽 모임도 진행하고 있는데, 북클럽 모임 또한 2주에 1번씩 책을 읽고 만나 책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도서선정은 제가 하고 있고요.
에세이 수업이나 북클럽 모임 다 연령층이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게 있다 보니 새로운 관점과 시각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접하고 있습니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 또한 제가 작가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기회가 왔고, 그 글로서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작가되는 길이 넓어졌고, 매체도 다양해졌습니다. 업체들은 자신의 글을 쓰는 사람들을 눈여겨보고 있으므로 계속 자신의 글을 쓰는 노력을 하다보면 언젠가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모전이 있다면 고심하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말도 전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