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이 금광동 동국사 인근에 지난 4일 개관했다. 군산역사관은 사업비 25억원을 투입해 3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국내에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인근에 대한역사연구소가 소장한 유물을 전시해 일제침탈의 아픔을 겪은 군산의 역사와 모습을 알리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개관식은 강임준 군산시장, 서동완 군산시의회 부의장,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주광순 군산교육지원청 교육장, 이진원 군산문화원장, 전북도․시의원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사와 리본커팅 순으로 이어졌다.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건립배경
군산의 금광동 일대는 우리나라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로 인해 연휴나 주말만 되면 수백에서 수천 명까지 찾아오는 군산이 자랑하는 주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인근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부족으로 인한 사고위험이 높아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제공해왔다.
이런 와중에 내항지구를 중심으로 진포해양공원 조성, 근대역사박물관 건립, 예술창작벨트 조성 등의 근대역사경관 집중화권역사업을 추진해 군산시는 우리지역의 근대역사문화유산을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긍정적인 역사관광코스라는 평을 받았지만, 군산 역사문화산업이 내항지구 쪽으로만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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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군산시는 다른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와 민족의 애환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의 근대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고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2014년부터 주민들과 이 문제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소통해했다. 이에 동국사 주변에 문화체험거점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결과, 지난 4일에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이 개관하게 됐다.
▲동국사, ‘국내 유일한 일본식 사찰?’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사찰이자, 2003년에 등록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된 동국사는 일제시기인 1913년에 완공돼 당시엔 금강사(錦江寺)라는 일본식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해방 이후 해동(海東) 대한민국(大韓民國)을 줄여 동국사(東國寺)로 개명했으며, 이는 더 이상 일본의 절이 아니라 한국의 절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재 동국사를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남아있는 다른 일제사찰들은 건물은 온전히 남아도 더 이상은 불교사찰로 사용되지 않거나, 반대로 사찰로서 기능하되 건물 형태의 모습이나 구조가 변하거나 기존 건물들이 사라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이 아니라 현재 사찰로서 기능하고 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이 옳은 표현이다.
동국사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의 건물로, 정방형 단층팔자지붕 홑처마 형식의 에도시대(江戶時代)양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외관은 색이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으며 소박한 느낌을 준다. 지붕은 급경사를 이루고, 미닫이문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이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습한 일본기후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소개
지난 4일에 개관한 군산역사관은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대한역사연구소가 올해 5월부터 3년간 민간위탁방식으로 운영한다. 군산역사관은 사업비 26.5억 원이 투입돼 연면적 1,868㎡ 규모로 조성됐으며, 1층과 2층은 동국사 인근의 부족한 주차 공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차장 48면이 구비돼있고, 위층인 3층에는 유물전시관과 사무실, 소장고가 들어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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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전에 전시되는 유물은 군산개항사, 군산미계요람 등의 자료를 비롯해 대한역사연구소(대표 손상국)가 소유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문화유산(도서․사진․우표 등) 3,100여점 가운데 약 300여점이며, 전시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1919년 4월11일)을 맞아 ‘쌀의 군산’, ‘제국주의 일본’, ‘빛과 그림자’, ‘수탈의 기억 군산’이란 다양한 주제로 전시됐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10월 31일까지 전시되며, 군산이 겪었던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를 가지고 도심 속 역사문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관람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날이 금방 저무는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휴관일은 새해 첫날(1월1일), 설, 추석, 매주 월요일이다.
관람료는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군산시민은 성인 5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 200원)이며 20인 이상의 단체 요금은 별도로 책정돼있다. 하지만 개관 기념으로 이달 6월 한 달간은 입장료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이 제한되는 경우는 음주 및 흡연 등의 공공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나, 시설물을 손상하거나 전시품을 만지는 행위, 다른 관람자에게 지장을 주는 행위 시에는 관람객과 전시물의 안전 확보를 위해 관람이 제한된다.
군산시의 한 관계자는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인근에 문화체험 거점시설과 주차장을 신축함으로 앞으로 근대문화도시인 군산의 관광산업이 보다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군산지역은 동국사 뿐만 아니라 신흥동 일본식가옥(등록문화재 제183호), 구 군산세관(도 기념물 제87호), 근대역사박물관, 근대미술관(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 근대건축관(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등 일제시기를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관광지가 풍부해 관광객뿐만 아니라 역사공부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