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할머니가 해주시던 전래동화를 들어본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그 때 들었던 할머니의 이야기는 성인이 돼서도 우리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상징적인 요소가 됐다.
최근 군산에서 이러한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림책과 함께 노소(老少)’라는 주제를 가지고 군산노인종합복지관 그림책동아리 ‘동화’의 어르신들이 그동안 준비한 멋진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군산이당미술관(구영6길 108 영화시장 앞 진경야채상회)에서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11일(월) 휴관) 운영됐던 이번 전시회는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그림에 담겨 관람객들에게 크나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그림책동아리 ‘동화’ 어르신들의 작품전시 뿐만 아니라 그림책 등장인물과 사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 퍼즐 맞추기, 그림책 제목 짓기, 할머니․할아버지가 읽어주는 그림책 이야기(2시~3시) 등 체험마당, 동화상영 등이 준비돼있어 전시회를 찾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동화’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사업의 지원을 받아 군산노인종합복지관 작은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이 직접 그림책을 제작해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동아리다.
이 동아리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1회(화요일 오후 2시~4시), 7개월가량 15명의 어르신이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등 그림책 만들기를 진행했고, 손미자 글쓰기 전문 강사의 글쓰기 전문교육과 그림책동아리 활동매니저 최성철 어르신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이 전시회는 어르신들의 동화작품 중 대표 한 컷을 원화로 제작해 원화 전시로 진행됐으며, 지역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했다.
특히 못난이 삼형제(김경순 작가), 보라색 외짝양말(김덕순 작가), 병원 가는 날(두순덕 작가), 민들레꽃(배은숙 작가) 등 비롯한 15개의 작품을 감상하며, 작가들이 직접 관람객들에게 본인의 작품을 설명해주는 열정적인 모습 또한 볼 수 있었다.
최성철 어르신은 “처음에는 그림그리기와 내 이야기를 글로 쓴다는 것이 어려워 애를 많이 먹었으나, 안이슬 팀장님과 김순찬 사서님의 도움으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어 이렇게 전시회까지 열 수 있었다”며 “서툰 작품이지만 우리들의 경험을 담아 진솔하게 만든 그림책이므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노인들이 아무 것도 못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노인들 또한 갖고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노인 분들도 이런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해서 감춰진 재능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