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등록문화재 제677호로 지정된 둔율동 성당이 재보수를 거쳐 성지순례자들의 발길이 머무는 군산의 랜드마크로 거듭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산시가 지역 최초로 건립된 둔율동 성당을 종합적인 보수․보강을 통해 문화재적 가치를 향상시켜 활용하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는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성당의 내구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보수와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종합적인 정비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1929년 설립된 둔율동 성당은 선교의 중심지였다. 이 성당은 처음 건립당시 목조건물로 지어졌으나 6.25전쟁 중 소실돼, 1955년 현재의 모습으로 세워졌다. 6.25전쟁 이후 성심유치원과 보육원을 설립해 전쟁고아와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주력했으며, 지속적인 교육사업과 사회복지활동을 해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이곳은 드망즈 주교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유해 및 오래된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호남지역의 천주교 역사를 안내하는 전시관이 따로 마련돼 있어 근대 천주교의 유입과 확산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둔율동 성당의 역사적인 문화경관을 보존하고 문화재로써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군산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군산지역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용역사와 성당 관계자, 배형원 시의원 그리고 최성근 문화관광국장 등 관계자들이 근대교육관에 모여 성당 복원사업을 위한 ‘둔율동 성당 기록화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모인 관계자들은 각각의 비전과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 열띤 토의를 하며 사업추진계획을 논의했다. 현재 이 사업은 문화재청과의 예산 협의만을 남겨놓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예산과 성당복원을 위한 보수공사 규모의 차이를 놓고 성당 측과 문화재청의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둔율동 성당에는 당시 주임신부가 그린 건축설계 도면인 ‘성전신축기’를 보관하고 있다. 이는 건축 계획부터 준공까지의 기록을 정리한 기록물로 1950년대 군산지역 건축물의 설계와 시공 등에 관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둔율동 성당은 고딕 양식 성당 건물로써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둔율동 성당은 ‘성전신축기’를 바탕으로 종합정비를 할 예정이다.
아직 확실하고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 사업은 2020년 1단계 문화재 주변 내구성 확보와 보존을 위한 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2단계 사제관과 제단부의 원형복원, 3단계 성당주변을 정비해 콘텐츠 개발과 활성화를 목표로 2029년 완료예정이다. 특히 월명동의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나갈 계획이어서 성당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 원도심지역의 도시재생사업의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고 있다.
10여년의 긴 시간동안 신축과 보수를 필요로 하는 사업인 만큼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사업의 성공 열쇠가 될 전망이다.
둔율동 성당의 한 관계자는 “군산지역 최초의 성당인 둔율동 성당, 익산 나바위 성당과 주변지역을 잇는 성지순례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이들이 군산을 찾아와 거룩한 뜻을 되새기는 여정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완전한 복원은 어렵지만 사제관을 신축하고 유물 전시관도 활용해 좀 더 많은 순례자들이 다녀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