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방류 호남검무 널리 알리는 것 최종 목표
“춤을 추기 이전부터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다 잡습니다. 그리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 해 혼(魂)이 담긴 춤을 춥니다. 제가 받았던 춤에 대한 감동을 상대방도 느낄 수 있길 바라는 저의 노력입니다.”
올해 ‘군산시민의 장’ 중 문화예술체육장 분야에 선정된 임귀성 무용가는 수십 년간 ‘예쁜 춤이 아닌 마음(혼)이 담긴 춤’을 추기 위해 매일같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군산시민의 장’은 지역의 발전과 위상을 위해 공헌한 시민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지난 1968년부터 시상을 시작해 올해까지 모두 277명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많은 수상자 중 임 무용가는 승무 이수자이자 살풀이춤 이수자로서, 한국전통무용(이하 한국무용)우수성 제고․보급과 자선행사 참여를 통한 시민 문화생활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는 1995년 군산에 온 이후 한국무용을 연구하는 예도원(藝道院)을 운영하면서 시민들에게 한국무용을 알리는 것은 물론 후진양성 및 저변확대에 많은 기여를 했다.
또한 1999년부터 오성문화제, 항일의병장 임병찬 선생과 의병 충혼제, 옥구농민 항일항쟁 추모제 등 군산시 주최 각종 추모제․충혼제 행사에 진혼풀이 춤(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 고이 잠들게 하는 춤)을 처음 도입함으로써 추모행사의 의미와 격을 높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군산시 순직 공무원 위령제와 연평도 포격도발 추모행사 등 지역출신의 순직한 분들을 위한 추모행사에 재능을 기부했다.
더불어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시, 중국 연태시 등 군산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해외 도시의 친선공연에 참여해 친선도모에 기여한 공로와 군산문화원 부원장과 군산국악원 고문 등을 맡아 군산지역 국악 활성화와 저변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처럼 수십여 년의 긴 시간동안 오로지 ‘우리 것’에 전념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임 무용가가 한국무용을 시작한 것은 사실 그의 나이 30살 무렵이었다.
고려대학교 치과기공과를 졸업한 임 무용가는 치과기공사로 근무하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취미로 한국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춤을 배우면서 이제야 본인의 길로 접어든 것 같았던 그는 한국무용의 거목 우봉 이매방 명인에게 매주 찾아가 승무, 살풀이, 호남검무 등을 전수받았고, 늦다면 늦은 나이에 원광대국악과를 졸업하기까지 했다.
단순히 춤이 좋아 계속 춤을 췄던 임 무용가는 한국무용의 원형이 다음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제97호 살풀이춤을 이수했다. 그는 “춤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한국무용에 대해 배우고 알아가면서 우리나라 전통의 맥을 원형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국가무형문화재인 승무와 살풀이춤을 이수하게 됐으며, 이로써 한국무용가로서 제 자신을 인정받은 것 같아 굉장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후 임 무용가는 지난 2017년 제19회 인동초 전국 국악대전에서 살풀이춤으로 종합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로서 국립국악원과 국립극장에서 진행된 ‘한국의 명인 명무전’ 등 다양한 전국 무대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지역 전통예술을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창작활동을 위해 끊임없이 경주했다.
이외에도 그는 ‘예술은 하나’라는 일념 하에 한국무용과 예술로서 맥락을 같이 하는 국악기, 판소리와 서예 등 폭넓은 배움의 길을 걸었고 제대로 된 춤의 맛을 느끼기 위해 현재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임 무용가는 ‘호남검무’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매방류 호남검무는 광주~호남권을 중심으로 전승돼 오다가 한말(韓末)부터 이 지역의 명무(名舞)로 이름난 이매방의 조부인 이대조에게 전승됐고 이후 그의 스승인 이매방 명인에게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에 반해 그는 호남검무가 지역사회에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못하는 상황을 인식한 후, 많은 사람에게 호남검무의 존재를 알리고 보존․육성시키기 위해 이매방류 호남검무보존회를 군산에 설립했다.
▲임귀성 무용가
임귀성 무용가는 “이매방 스승님의 애제자로써, 호남검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면서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호남검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매방류 호남검무보존회를 설립했으며, 보존회 활동을 통해 지역 전통문화유산 진흥에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이어 “전통예술 원형을 보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점을 인정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며, 군산지역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한국전통무용으로 군산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시민의 장 수상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그는 “군산을 뿌리로 한국전통무용, 호남검무를 연구, 전파하는 데 평생을 바쳐 춤을 출 것”이라며 “‘마음이 고와야 춤이 곱다’는 스승님의 말씀을 항상 새기겠다”고 말했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