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EIA>․<심청>, 작품에 인간의 소유와 세대 갈등 담아
호원대학교(총장 강희성) 공연미디어학부 학생들이 ‘제21회 밀양공연예술축제’와 ‘제16회 거창 전국대학연극제’에서 <MEDEIA>, <심청> 두 작품으로 대상, 은상, 희곡상 등 8관왕을 수상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에우리피데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직접 각색해 새롭게 재탄생된 <MEDEIA>와 우리나라 고대소설 ‘심청’을 모티프로 호원대 학생이 직접 창작한 순수 창작극 <심청>을 자세히 알아보자.
◇소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MEDEIA>
“결핍은 서서히 숙주를 좀먹고 있었어요. 어느새 결핍의 자리에 욕망이 뿌리를 내리고 몸집을 키우며 점점 거대해져 말할 때도, 잠들 때도, 숨을 쉬는 매 순간 아주 조금씩 숙주를 집어삼키고 있었던 거죠.”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소유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소유욕은 인간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만 그 소유욕에 잠식돼버렸을 때는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비극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작품 속 이야기는 전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속 인간들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간은 과거와 현재 모두 소유를 쫓으면서 살아간다. 소유는 돈이 될 수도 있고, 명예 또는 사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소유를 쫓다 잘못된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탐욕이라는 소유의 그림자에 잠식돼 버린 후다.
<MEDEIA>는 등장인물들을 단편적인 시선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봤다. 한 명의 배우가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배우가 표현해 작품 속 캐릭터들을 입체화시켰고 이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 무(無)의 상태에서 시작했고 틀이 없는 다양한 표현 방법을 시도했다.
▲수상
제21회 밀양공연예술축제 대상․연출상(김찬희)
제16회 거창 전국대학연극제 은상․무대예술상․연기상(권진솔)
◇청년과 기성세대의 갈등을 담은 <심청>
“이건 내 작품이 아니야. 난 내가 원하는 걸 할 거야.” - 심청役
<심청>은 세대 간의 갈등과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심청>에서는 효녀의 대명사로 불리던 심청이도, 딸을 그리워하던 심봉사도 없다. 오로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와 자식만이 존재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꽤 많은 동화를 듣고, 공유하며 자란다. 어른들은 그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이 교훈을 얻길 바라며, 윤리적 교정과 더불어 ‘착한 아이’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몇몇 동화에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답을 정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 책을 읽고 대부분의 어린이가 같은 교훈을 얻으며, 명확한 주제의 전달은 오히려 편견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심청전’의 심청이의 경우는 어떨까? 심청이를 인당수에 빠지게 한 것은 무엇일까?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인당수에 내던진 것이 과연 효도인가? 지금 우리는 ‘심청전’을 읽고 무엇을 느껴야 할까? 이처럼 작품 <심청>은 이전부터 당연하게 내려지던 답에 대해 의문을 내던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질문과 각자 자신만의 답변을 내릴 때다.<황진 기자>
▲수상
제16회 거창 전국대학연극제 동상․희곡상(권영재)․연기상(박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