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에 일상 또는 추억 빗대…“그림으로 행복 전해주는 작가 될 것”
“코로나 사태로 당연하게 여기던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작품들을 감상하는 순간만큼은 매서운 추위도, 코로나도 한낱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코로나가 얼른 종식돼 마스크가 없던, 거리두기가 없던 예전의 우리의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지역화가 이가윤 작가의 ‘with 동그라미’展을 관람한 한 시민의 말이다.
혹한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더욱 춥게만 느껴지는 1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내 장미갤러리는 여성 특유의 감성을 담아낸 한 폭의 동화 같은 작품들을 감상하려는 시민들의 훈훈한 온기로 가득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걸어 다니며 쉽게 볼 수 있는 ‘솔방울’에 일상 또는 추억을 빗대어 표현한 작품들로 가득했으며, 시민들은 전시를 통해 예전에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일상이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 등을 되돌아볼 수 있는 순간을 가졌다.
장미갤러리에서는 군산 출신 이가윤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with 동그라미’展이 11일부터 오는 2월 6일까지 펼쳐지고 있다. 이 작가는 “집을 나서면 보이는 솔방울들이지만, 막상 찾으려고 하면 잘 안 보이는 것도 솔방울”이라며 “그 모습이 우리의 일상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사라진 지금, 그 일상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깐 말이다”고 전했다.
그는 시계가 동그라미를 그리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자신만의 동그라미를 그리며 살아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동그라미를 보고 공감하시거나 혹은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전시를 통해 자신의 동그라미는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산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미래에 대한 방황의 시기를 겪던 이 작가는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학원 선생님이자 군산에서 꾸준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역작가인 김명준 작가의 화실에서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짧다면 짧은 방황을 마쳤다.
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순간이 너무 좋고 행복해 다른 직업을 못 갖겠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됐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해 여름, 도아7.8갤러리에서 ‘쉼표’라는 주제로 첫 번째 개인전을 진행했던 이 작가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지역작가 전시지원사업을 통해 올해, 두 번째 개인전을 펼치게 됐다. 단체전은 김명준 작가와 CMYK의 개인전 참조참여와 군산대와 군산예술인들이 함께 만든 전시회 ‘사고의 확장전’ 등에 참여했다.
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린 지 몇 년여 되지 않아 제15회 온고을미술대전과 AAF알파페스티벌에서 입선, 제16회 온고을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는 지역 화가로서, 그리고 미술 관련 프리랜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가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하필이면 왜 솔방울이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걸어 다니며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솔방울이 내게는 소중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짙어지는 갈색으로 변화하는 걸 보며 시간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을 빗댄 솔방울과 함께 현대인의 모습을 빗댄 토끼를 찾아볼 수 있다”며 “지루하고 답답한 시간 속 이 전시가 시민들에게 잠시의 즐거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저를 다시 예술의 길로 들어서게 해주신 김명준 작가님을 비롯해 전시를 열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작가는 끝으로 “앞으로 그림으로 행복을 전해주는 작가가 되고 싶다”면서 “방황하는 모든 청춘이 빙빙 돌아도 포기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꿈을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또래 청춘들을 응원했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