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발굴조사 통해 역사적 가치 재조명해야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인공동굴 7기가 군산대학교 캠퍼스에서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통해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군산대 등에 따르면 동굴은 군산대 공과대학을 ‘∩’형으로 감싸고 있는 능선의 경사면에 배치돼 있다. 동굴 6기는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고, 1기는 보이지는 않지만 옛 항공사진 자료를 통해 입구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중 4기의 동굴은 군산대 미룡역사길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찾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미룡역사길은 대학 내 자리한 4개소의 문화유산을 하나의 코스로 엮어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프로젝트다.
미룡역사길에는 마한 지배층의 고분으로 발굴조사 후 복원된 ▲미룡동 고분군, 학내 도로공사 중 발굴 조사된 ▲미룡동 고려 고분, 1950년 공산당에 의해 미룡동 주민 120여 명이 학살당한 ▲미룡동 6.25 전쟁 민간인 학살터, 수산실습에 희생되는 어류를 위한 위령비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세워진 ▲와어혼비가 있다.
또한 현재 내부 확인이 가능한 1기의 동굴은 수십 년 간 막혀있던 동굴 입구의 침하가 진행되면서 모습을 드러냈는데, 현재 남아있는 길이 약 30m, 높이 3.2m, 너비 3.4m로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고 내부 곳곳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시설물을 설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굴 중 6.25전쟁 좌익세력에 의한 당시 민간인 120여 명이 학살당했던 현장도 포함돼 있어 정확한 사실 규명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민영 군산대 행정경제학부교수는 “일제강점기 말기 일본부대와 관련된 군사시설로 추정되며, 태평양전쟁과 6‧25전쟁 관련 유적으로서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므로 여러 가지 학술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 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기문 군산대 박물관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중요한 현장인 만큼 문헌자료 수집과 주민들의 증언 등 객관적인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보존과 활용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