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음악, 퍼포먼스가 함께 하는 ‘융복합 문화콘텐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단어는 예술 안에서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예술문화계가 활기를 되찾은 요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돼 그림과 춤, 음악이 함께 하는 문화예술의 장을 펼쳐 큰 관심을 받았다.
발달장애 화가 김정훈 씨와 군산시 발달장애인들, 그리고 청년 예술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날아오르는 <도아, 그리고> 공연이 최근 군산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막을 올렸다.
도아(圖兒) 김정훈(발달장애인평생학습관 수강생) 작가는 그림을 그린 지 2년 만에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에서 입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군산예당에서 첫 개인전(2015.7.)을 가졌고, 작품 <꿈>과 <파도>, <무지개>로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 입선과 특선을 거머쥐었다.
공연은 이정섭 아나운서의 김정훈 작가 소개를 시작으로 도너츠, 가로등 터널, 넘어지다, 노란상사화, 파도, 지리산 오도재 등 추상화 작품 6점을 백스크린 무대로 전시해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그림을 감상하는 기존의 방법과는 다르게 그림, 음악, 퍼포먼스 등 다른 장르간의 협업으로 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작품 사이사이에는 발달장애인평생학습관 뮤지컬반(강동현․김성규․박초롱․박희선․이동구․전정남․채호성)의 사운드오브뮤직 OST 중 ‘도레미 송’ 뮤지컬 공연과, 자윤 주간활동센터난타반(한승준․이지현․이현주․강미경․고진경․백민․손지우․한재민․김선우)의 ‘한잔해’, ‘쿵따리 샤바라’ 난타 퍼포먼스가 흥겹게 이어지며 박수갈채와 환호를 받았다.
또 Benny Goodman/Sing,Sing,Sing(전하리․김은하) 피아노 연주, ‘바람의 빛깔 별들도 꽃처럼’(노래 성유하․피아노 윤미경), Trois Romances sans paroIes/satie(첼로 백윤정․피아노 윤미경) 공연으로 다채로움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김은아)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발달장애 아들(발달장애인평생학습관 수강생 김태영)이 노래하는 ‘개똥벌레’와 ‘홀로 아리랑’ 무대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희망과 감동의 순간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한 관객은 “이번 공연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함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그 어떤 공연보다도 더욱 특별하고 소중했던 공연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예술을 통해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백윤정 공연 총감독은 “김정훈 작가의 작품에 녹아있는 스토리텔링을 관객 분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자,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업해 예술작품 안에서 문화적 결합을 통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연을 통해 지역사회에 ‘아름다운 융합’이라는 메시지로 포문을 열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는 세상으로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훈 작가는 이번 공연에서 상영됐던 작품들을 모아 올해 도아갤러리에서 자선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자선회를 통해 페인터로 그리고 예술인으로서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