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시굴비용 확보 통해 오는 2023년 봄 조사 다시 시작
고대 해양문화의 중심지이자, 선진문물의 교역창구였던 군산의 역사성을 증명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덤과 생활유적이 공존하는 복합유적으로서 가치를 지닌 ‘군산 미룡동 마한고분(2~4세기경)’.
그동안 전남 일대로 좁혀진 마한역사문화권이 전북과 충청권까지 확대되면서 지난 2016년 이후 대규모 발굴 작업이 시행되지 않았던 군산 미룡동 마한고분의 발굴조사가 이뤄지며 군산에서도 고대문화권 복원·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군산시는 발굴조사 결과, 군산 미룡동 마한고분군에서 주거지 추정지와 초기 철기시대 유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대역사 문화인 마한의 문화양상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산대학교 내 음악관 서쪽 산줄기 정상부에 자리한 미룡동 마한고분군은 2001년 군산대 박물관의 지표조사로 처음 학계에 보고됐다. 또 군산 서쪽을 남~북 방향으로 관통하는 월명산 산줄기에 해당하며, 해발 40~45m의 능선을 따라 10여기의 고분이 조성돼 있다.
이번 조사는 시와 전북도가 대한민국 한(韓)문화 성립의 한 축을 담당한 마한역사를 복원하기 위해 실시했으며, 발굴조사는 군산대 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곽장근)가 담당했다.
앞서 군산대를 통해 2013년과 2016년에 각각 1기의 고분을 대상으로 발굴조사가 이뤄진 바 있다.
당시 발굴조사를 통해 하나의 봉토 내에 여러 기의 개별 무덤이 조성되고, 주변에 도랑을 둘러 묘역을 구획한 마한의 분구묘로 밝혀졌다.
또한 개별 무덤의 내부에서 독특한 형태의 토기를 비롯해 소형 철기류 등이 출토돼 전북지역에서 기원후 2~3세기경에 조성된 가장 이른 시기의 마한의 지배자 무덤으로 평가됐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서는 마한고분 1기와 옹관묘 1기 등이 조사됐으며, 매장주체부(토광묘土壙墓: 다른 시설 없이 땅을 파서 만든 무덤)에서 원저단경호(마한 토기 일종), 옹관묘에서 철겸(쇠낫 일종) 등이 발굴됐다.
이와 함께 주변 시굴조사를 통해 평탄한 곳을 중심으로 주거지 추정지 등 다양한 유구를 확인했으며, 옹관묘를 덮고 있는 갈색 사질토에서 초기 철기시대(B.C300 ~ 기원전후) 유물이 출토돼 이른 시기 유적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마한유적과 초기철기시대 유물의 발굴을 통해 오는 2023년 발굴의 조사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며 “비밀을 간직한 마한역사와 군산의 고대역사를 찾는 귀중한 발걸음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군산 미룡동 마한고분은 올해 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의 전북마한문화권에 선정됐으며, 시는 발굴․시굴비용을 확보해 땅이 녹는 2023년 봄 조사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