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산 선유도 앞바다에서 청동기 시대 석기 유물이 발견됨에 따라, 이 지역이 선사시대부터 지속적인 해상 활동의 거점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수천 년 동안 바다에 잠들어있는 무궁무진한 바다역사에 대한 궁금증과 애정 어린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배)는 올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선유도 해역 발굴조사를 통해, 청동기 시대 ‘간돌검’을 비롯해 삼국시대 토기, 후백제 시대 기와, 고려청자, 분청사기, 백자, 도기, 근대 옹기 등 선사시대부터 근대를 아우르는 유물 180여 점을 발굴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선유도 해역이 선사시대부터 지속적인 해상활동의 거점이었음이 확인됐다”라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그 이유로 “‘간돌검’은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석기 유물(돌을 갈아서 만든 칼)로 고인돌 등 무덤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수중 조사를 통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선유도 해역 발굴조사는 이미 이곳에서 청동기 시대부터 해상 활동이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의미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선유도의 조개무지(먹고 버린 조개껍질이 쌓인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을 토대로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이 지역에 거주했던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당시에도 해상 활동이 있었는지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중국 남송대 제작된 백자비문접시(빗살 문양이 있는 백자접시), 청자사이호(귀 모양 손잡이가 달린 청자항아리) 등도 확인돼 관심을 모았다.
과거 선유도는 고려로 오는 사신이 묵었던 ‘군산정’과 수군 진영 ‘군산진’이 있었던 곳으로, 많은 선박이 다녔던 바닷길목이며 중국을 오가는 선박 등 국제무역 항로의 중간 기착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확인된 유물로 이곳이 서해 연안 항로의 거점 역할을 했던 해역이었던 사실을 실증하는 자료이자, 침몰한 중국 고선박이 매장됐을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군산 선유도 해역이 선사시대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해상교류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돼왔음을 확인한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2024년에도 침몰했을 고선박과 유물 집중지역을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유일의 수중문화재 발굴기관으로서 바다에 잠든 한국의 해양 문화유산이 빛을 보고 역사의 바닷길이 다시 복원될 수 있도록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선유도 해역은 지난 2020년 수중에서 유물을 목격했다는 잠수사의 신고로 조사가 시작,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22년까지 조사에서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분청사기, 백자 등 유물 500여 점을 발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