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규 어르신(右)과 박정희(88) 전 마을이장. 박정희 전 마을이장은 2003년 농촌진흥청과 전통테마마을사업을 주도했으며 마을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왕골돗자리 틀을 보관하고 있다.
“여름철 재배한 왕골을 정성껏 다듬어 겨울철 농한기를 이용해 돗자리를 제작했다. 그렇게 아내와 손수 짠 왕골돗자리를 팔아 여섯남매를 가르쳤지…”
본지가 만난 황종규(97) 어르신은 구순이 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당시 일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포면 주곡리(酒谷里)는 본래 임피군 화북면 지역으로서 숫골 또는 주곡이라고 불렸다.
‘숫골’ 유래에 대해 숯을 구웠던 곳(숯골), 쑥이 많았던 곳(쑥골), 술을 빚었던 곳(술골), 배가 다녔던 곳(주곡) 등의 이야기도 있고 마을 자연환경과 마을 지명을 살펴보면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 물가 뻘(수렁)이 있는 마을이라는 유래도 있다.
주곡리는 돗자리, 삼베, 갓 등으로 유명했다. 강화도에 화문석이 있다면 숫골에서는 요석(자리의 한자말)이라 손꼽았다.
숫골 요석은 다른 곳보다 더 가는 왕골로 짰기 때문에 무늬를 넣지 않았어도 고급스러웠다고 전해진다.
나포면 주곡리 원주곡마을 주민들 역시 왕골돗자리를 부업으로 삼아 생계를 꾸려나갔다.
그중 황종규 어르신은 3대째 왕골돗자리를 제작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짜지 않고 있다.
어르신은 “전통적 수작업 방식으로 제작된 왕골돗자리를 서울로 보냈고 인기가 많았다. 돗자리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면서 “왕골돗자리로 애들 대학까지 보내고 공부를 시켰다”고 회상했다.
이어 “왕골돗자리는 3월초 묘판에 왕골 씨를 뿌린 다음 연말 농한기에 돗자리를 짜기 시작할 때까지 꼬박 1년이 걸리는 등 번거롭고 많은 일손을 필요로 했다”며 “심지어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도 놀지도 못하고 고사리손을 보탰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는 생활들이 어렵다 보니 농사짓고 돗자리도 짜며 생계를 꾸려나갔지만 요즘은 생활도 넉넉해진 데다 돗자리 짜는 일도 너무 힘들고 찾는 사람들도 없어 우리 대에서 끊겼다”고 덧붙였다.
나포면 원주곡마을은 왕골돗자리 등을 활용해 2003년 농촌진흥청의 전통테마마을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원주곡 ‘할미꽃마을’로 할 계획이었으나 ‘들이 아름다운 마을’이란 뜻으로 ‘뜰아름마음’로 바뀌었다.
이처럼 특산품인 왕골돗자리로 원주곡마을은 이름을 알렸고 이를 통해 주민들 간 화합과 단합이 잘 되고 모범적 마을로 칭송받으면서 나포면 문화마을이 조성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종규 어르신은 “어쩌면 사람들에게 관심없는 이야기일 수도, 우리가 살아가는 단순한 일상속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마을 역사가 잊히지 않고 후대에 전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