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는 2004년 한 해 군산지역 체육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논란은 ‘낡고 부족한 체육시설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와 ‘활기찬 체육기반이 없는 도시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도시’였다. 1980년대에 지어져 낡을 대로 낡은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모습은 군산지역 체육시설의 낙후성을 대변하는 상징물이 됐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우수 선수들이 시설과 여건을 탓하며 고향을 등진 채 타 지역으로 떠나는 행태가 되풀이 돼 뼈대있는 군산체육의 자존심을 흔들어댔다. 50m레인 수영장 하나 없어 우수 인재를 발굴 육성하고도 떠나는 선수들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처지가 그 대표적인 사례. 10여년 동안 이어온 수영인들의 염원이 외면 당하는 동안 뒤이을 선수들을 채우지 못한 고교팀들이 팀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군산지역 체육시설 현대화가 절박하다는 인식을 폭넓게 심어준 계기는 지난 10월 25일과 26일 익산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 전북도민체전. 내년 대회를 개최해야 하는 군산시선수단은 익산대회가 더 없이 좋은 시찰의 기회였다. 그러나 우수한 익산종합운동장의 규모나 시설은 군산종합운동장과 상당한 차이를 보여 군산시 관계자를 비롯한 선수단들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천연잔디에 화려하고 웅장한 관중석, 잘 갖춰진 트랙 등 낡은 군산종합운동장과 큰 차이를 보인 익산종합운동장 시설들이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군산시 관계자들의 시각을 벗어날 리 만무했다. 군산시는 현재 도민체전 준비를 위한 도체육회 지원금으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먼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어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축구인들의 축구구장 마련 움직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천연잔디 축구구장 하나 없는 현 상황에서 내년 금석배 전국 초·중·고 학생 축구대회를 예년과 같이 이곳 저곳에서 분산 개최해야 하기에 축구인들의 염려가 크다. 내년 금석배 축구대회를 위한 대책은 이미 세워놓은 상태여서 대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군산시와 축구협회의 설명이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전국규모 대회 유치상황을 놓고 볼 때 인접한 천연잔디 축구구장 3-4개면을 새로 마련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상황이 축구인들의 축구구장 마련을 요구하는 집단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재를 타 지역으로 유출시키는 원인인 50m레인 수영장 신축은 내년 예산으로 용역비와 첫해 사업비 6억원을 편성함에 따라 수영인들의 오랜 숙원이 뒤늦게나마 이루어지게 됐다. 이처럼 군산시와 지역 체육계는 올 한 해를 마감하며 체육시설 현대화와 부족한 시설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있다. 이에 많은 체육인들은 “활발한 체육활동이 곧 지역발전의 첩경이자 경쟁력인 시대임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며 낡고 부족한 체육시설을 조속히 개선해 군산 체육을 활성화하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