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서 못다 이룬 꿈 그러나 그가 남긴 열정은 후배들에게 오래 기억되리… 대학시절 그토록 원했던 선수생활을 접고 모교에서 ‘꿈나무 선수 육성’에 새로운 길로 들어선 군산중학교 농구부 이덕건 코치가 끝내 꽃을 피워보지 못하고 40세의 짧은 인생을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8시30분경 추계 전국대회에 맞춰 어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체육관에서 선수들과 땀을 나누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던 이 코치는 갑자기 고통을 호소, 이어 119구조대로 통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결혼도 미룬 채 농구공 하나에 인생의 모든 것을 맡겼던 이 코치는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항상 후배사랑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2003년 12월 모교 농구부 코치로 부임한 후 숙소에서 선수들과 동고동락할 정도로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깊었고, 특히 선수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때론 아버지처럼 때론 친한 선배처럼 든든한 후원자였다. 농구공을 벗 삼아 살았던 그였지만 곁에서 밥 한 끼 따뜻하게 해줄 인생의 동반자를 올가을에 맞이하는 예비신랑이기도 한 그였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더욱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군산중학교의 한 관계자는 “한 평생 농구에 전념해온 이 코치가 단란한 가정을 눈앞에 두고 이런 불의의 사고를 당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선보여 농구에 입문한 이 코치는 군산고를 거쳐 홍익대에서 맹활약했지만 결국 명문대 유능한 선수들에 밀려 실업팀의 지명을 받지 못하는 쓴 경험을 겪은 뒤 선수로서 생명을 잃게 된 것. 그러나 이 코치는 이에 굴하지 않았고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도전의 길에 섰다. 그가 모교 지도자로 있으면서 군산중은 2006년 전국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고, 최근 연맹회장기 전국 남녀 중고농구대회에서는 중등부 준우승을 차지하지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김구병 군산중농구부장은 “그는 인생에서 농구와 결혼했다”며 “항상 성실하고 지도자로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 그의 죽음에 그를 가까이에서 함께 했던 어린 선수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군산중 코치로 일하던 어느날 한 지인에게 “나는 선수로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곳에 거친 선수들은 어디에 가서도 꼭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르치겠다”고 말할 만큼 살아생전 후배양성과 농구사랑에 남다른 각오를 보여 왔다.